[하나님의 Q sign #6] 치료하시는 하나님, 내 몸의 흔적들 2


◇ 비틀어진 몸
새벽 4시에 일어나 혼자 예배를 드린 후 아침밥을 해놓고 출근을 한다. 일을 마치고 오면 곧장 부엌으로 들어가 저녁밥을 하고, 교회에 가지 않으면 그대로 거실에서 기도도 하고 성경을 읽었다. 방에 들어가 자고 말고 할 시간도 마음도 없었다. 거실에는 시누이가 물려준 푹 꺼진 헝겊 소파가 있었고, 나는 늘 거기서 대충 잠을 자곤 했다. 그렇게 하기를 몇 년인지, 내 몸이 비틀어져 가고 있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왜 오른쪽 어깨를 올리고 다니느냐?”는 소리를 듣다가 급기야는 “한쪽 발을 절어요?”라는 질문을 받게 되었다. 푹 꺼진 소파에서 잠을 자다 보면 허리와 등이 아주 아팠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참았는데.

2002년 봄, 교회에 서울에서 방문하신 손님이 계셨다. 그분은 대한민국에서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알 만한 큰 어른들의 척추를 돌봐 드린다는 척추전문의 박형득 장로님이셨다. 당시의 담임 목사님께서 내 사무실 앞을 지나시다가 “목사님도 장로님께 가 보세요”라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내 몸이 잘못되어 있는 것을 당사자인 나만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

교회 식당 옆 방에 진료실이 준비되어 있었고 성도들이 모여서 시술을 받고 있었다. “여기 엎드려 보세요.” 장로님 말씀대로 진료대에 엎드리자 다리를 들어 올려 뒤로 꺾으시는데 “뚝, 뚝, 뚜, 드, 득.” 소리가 몇 번 났고, 그 즉시로부터 거짓말처럼 똑바로 걷게 되었다. 더 허리도 아프지 않게 되었다.

돈을 들고 찾아가도 뵙기 어려운 분을 이렇게 보내 주셔서, 단 한 번에 척추를 바로잡아 똑바로 걷게 해 주시는 분은 누구신가. 보험도 돈도 없는 가난한, 그래서 아프면 아픈 데로 살아가는 나의 사정을 나보다 더 잘 아시는 하나님이 아니시면 그 누구시랴. 박형득 장로님을 보내주신 하나님, 그리고 느닷없이 오셨다가 나의 척추를 똑바로 펴 주시고 빛처럼 사라지신 박형득 장로님. 참 놀랍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친히 와 주신 하나님의 말씀 로마서 8장 26절
1990년 5월 16일 수요일, 예배를 드리고 오니 그가 집 전화에 들어온 메시지를 들려주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숨기기 위해 코를 움켜쥐고 코맹맹이 소리로 남겨놓은 메시지였다. 강력한 흑암의 세력이 느껴져 소름이 돋았지만 내용 자체는 별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 이름을 언급하고는 아무개 졸병 노릇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뭐지? 누구지?” 생각을 할 때만 해도 그 일 들로 인해 죽음에 처하게 될 줄은 짐작도 하지 못했다. 그때의 내 신분은 학생 전도사, 사역자로서는 그야말로 졸병 중의 졸병이었다.

그다음 날, 평소와 같이 교회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무개의 졸병 노릇을 하지 말라는 그 아무개의 가족이 들어왔고, 바로 그 아무개의 이름이 연관되어 있기에 그 이야기를 그에게 하게 되었다. 뭔가가 찜찜한 것이 그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아차…. 그게 도화선이 되었고, 불길은 상상도 하지 못한 방향으로 거세게 타올랐다.

그때, 나는 보았다. 인간들이 얼마나 악한지를. 이렇게도 아니면 저렇게도 해석을 해도 될 일을 가지고 단숨에 극단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버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일단은 입을 다물었다.

나는 평상시처럼 내 일에만 전념을 다 했다. 미가서 7장 7절과 8절 말씀을 크게 타이핑을 해서 사무실 안의 문짝에 붙여 놓고, 일하는 틈틈이 그 말씀을 읽고 암송하며 선포했다.

오직 나는 여호와를 우러러보며 나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나니 나의 하나님이 나를 들으시리로다 나의 대적이여 나로 인하여 기뻐하지 말지어다 나는 엎드러질지라도 일어날 것이요 어두운데 앉을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의 빛이 되실 것임이로다.

사무실 앞을 지날 때마다 흘낏거리며 수군거리는 사람들을 애써 모른 체하고는 있었지만, 날이 가고 시간이 흐를수록 하루하루 진액이 말라가고 있었다. 어떻게 그 말이, 아무개와 부적절한 일이 있다는 말로 둔갑이 되었는지, 그야말로 황당무계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말씀을 붙들고 견디고는 있었지만 나는 서서히 무너져 가고 있었다.

정말로 뼈가 아팠던 일은, 내가 엉뚱한 오해를 받고 있다는 것보다는 그대로 지나쳐도 될 일을 아무개의 가족에게 굳이 발설함으로써 내가 사랑하는 주님의 교회에 막중한 폐를 끼치는 일을 자초했다는 사실이었다.

마침내, 죽음으로 나의 결백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졌다. 내가 죽으면 교회의 혼란을 가라앉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것은 악마의 공격 2단계였다. 그래서, D-day를 정했다.

주일이 지나고 휴무인 월요일, 웬일인지 그날은 집에 아무도 없었다. 다들 어디로 갔는지. 장마철에 땅으로 나온 지렁이에게 소금을 뿌린 것처럼, 그 소금 뿌림을 당한 지렁이처럼 그렇게 영혼의 진액을 흘리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미 기진하고 기진했으므로 입술을 달싹일 힘조차 없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갑자기, 마치 거대한 모래 산에서 떨어져 내리면서 부르짖는 비명이 들려왔다. 잡아도 움켜쥐어도 잡히지 않는 모래 산을 굴러떨어지면서 누군가가 부르짖는 소리. “주여~~~나를 살리소서! 내가 죽겠나이다~~~! 누굴까, 이 시간에 소리를 지르는 사람은. <다음 회에 계속>

전병선 미션영상부장 junb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