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영 교수의 ESG와 기독교-15] ESG경영을 통한 십일조 정신의 실천 사례 ③ Walmart


매출액 규모로 세계 최대 기업인 월마트(Walmart Inc.)는 1962년 미국 아칸소주의 작은 시골 마을인 로저스(Rogers) 시에서 작은 잡화점으로 시작되었다. 이 회사의 설립자 샘 월튼(Sam Walton)은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온갖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창 생활을 보냈다. 월튼은 미조리 대학(Univ. of Missouri)과 인근에 위치한 여자 대학인 스티븐스 대학(Stephens College)의 연합 바이블클럽의 회장을 지내는 등 신앙심이 깊은 청년기를 보냈다.

샘 월튼이 ROTC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후에 창업한 월마트의 경영철학으로 청지기 정신을 내세운 것은 독실한 장로교 교인으로서의 신앙관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도 교회의 장로와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를 계속했다. 샘 월튼은 월마트를 경영하면서 기독교 기업임을 공식적으로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매장 내에서 기독교 서적 및 물품을 취급함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이러한 기독교 관련 서적 취급은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서점 성장으로 오프라인 서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월마트 2022년 사업보고서(10-K)에 따르면, “소매점과 이커머스(eCommerce)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좋은 품질의 물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쇼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사업을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월마트는 2022년 10월 말 현재 전 세계 24개국에서 1만586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월마트 U.S., 월마트 인터내셔널, 샘스 클럽, 글로벌 eCommerce 네 개의 사업 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2022년 말 현재 월마트의 전체 직원 수는 230만명에 달해 단순한 대기업의 의미를 초월하여 경제적, 사회적으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월마트는 2022년 1월 말(1월 31일 결산일을 가짐)까지 일 년간 연결기준 매출액이 5727.54억달러(한화 약 742조원)에 달한다. 동종산업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상장기업인 이마트의 경우는 2021년 12월 말 기준으로 매출액이 24조 9326억원이었다. 매출액 규모로 볼 때, 월마트의 매출이 이마트의 30배가량 된다. 한편 같은 기간의 월마트의 영업이익은 259.42억 달러(한화 약 33조 9천억원)로 영업이익률로는 4.5%이다. 2021년 결산 결과 우리나라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약 3168억원이며 영업이익률 1.3%에 해당한다. 영업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월마트의 영업이익이 36배 더 크고 영업이익률은 3.5배 더 높다.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낮은 소매업의 특성을 고려해도 월마트의 수익성은 높은 편이다.

경쟁이 치열한 소매업계에서 높은 이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운영을 통한 비용 절감이 매우 중요하다. 월마트의 구호 중 하나는 “항상 저렴한 가격(Low Prices Always)”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물건을 제공하는 것은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바람직한 경영방침이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이후 월마트의 경영방침인 낮은 가격을 확보하기 위해 누군가가 그 비용을 대신 치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즉 누군가의 희생이 월마트의 낮은 가격 이면에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일어났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물건가격의 혜택을 받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제기된 것이다. 월마트의 경영진은 지역에 월마트 매장이 들어서면 낮은 가격을 통해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을 높이고 더불어 수백 개의 일자리까지 만들어 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론은 원가절감과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골목상권에 유명 마트가 들어가면 소상공인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논란이 있었던 것과 유사하다.

1998년 오하이오주 연합감리교회 감독은 월마트가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싼값에 판매하기 위해 노동력을 착취한 것이 아닌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러한 비판적 여론의 결과 미국 오리건주, 콜로라도와 매사추세츠주 등에서 저임금에 대한 소송이 제기되었으며, 성차별에 대한 집단소송도 제기되었다. 2004년에는 뉴욕 타임스 기사에서는 월마트가 더 낮은 가격을 확보하기 위해 인권을 소홀하게 생각하는 업체로부터 물건을 구매하였으며,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직원들이 수당 없이 야근을 강요당했다는 비판적인 기사를 실었다.

이렇게 월마트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한 사건이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이어졌다. 그동안 월마트가 내세웠던 “근면, 성실, 절약, 충성” 이라는 기독교 청지기 정신을 반영한 경영윤리에 대해 노동 착취와 차별이라는 부정적 여론이 제기된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2006년 찰스 휘시멘(Charles Fishman)이 저술한 ‘월마트 효과(The Wal-Mart Effect)’라는 책에서도 지적되었다.

부정적인 여론으로 인해 월마트가 기독교적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방안으로 매장에서 판매하던 기독교 문학과 관련 물품들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여론이 생겨나게 되었다. 레위기 19장 13절 말씀에 “너는 네 이웃을 억압하지 말며 착취하지 말며 품꾼의 삯을 아침까지 밤새도록 네게 두지 말라”는 말씀, 그리고 예레미야 22장 13절 “…자기의 이웃을 고용하고 그의 품삯을 주지 아니하는 자에게 화 있을 진저”, 야고보서 5장 4절 “너희 밭에서 추수한 품꾼에게 주지 아니한 삯이 소리 지르며…” 등과 같은 성경 말씀의 가치와 맞지 않는 경영을 했다는 비판이었다.

이러한 비판에 직면한 월마트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전반적인 경영전략을 수정했다. 2022년 발간한 월마트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비즈니스 및 이해 관계자에게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ESG 경영을 실행하고 사회적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함과 동시에 협력업체와 공급업체에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 커뮤니티에 대한 기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월마트는 ESG 경영을 위한 4가지 분야에서 리더십을 수행할 것임을 제시했다. 첫째, 좋은 일자리와 승진 기회를 제공하고, 형평성 및 포용성을 제고하며, 공급업체, 판매자 및 지역 경제 성장에 기여, 둘째, 기후 및 재생 에너지 리더십, 제품 및 포장에서 폐기물 감축, 숲, 육지, 해양 등 자연자원의 재생과 공급망에 있는 사람들의 존엄성을 제고, 셋째, 지역사회 봉사, 재해 대비 및 구호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 공동체 가치창출에 기여, 넷째, 윤리적 경영과 준법경영을 위해, 효과적인 기업 거버넌스(governance)를 구축하고 디지털 시민권, 인권 존중을 우선순위로 실천함을 들고 있다. 월마트는 이러한 리더십이 선언적인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친 월마트는 청지기 정신과 연결되는 십일조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함으로 지역사회의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한 노력을 다양한 ESG전략을 통해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의 서번트(servant) 리더십이라는 경영철학을 기초로 성장한 월마트가 그 설립 정신을 ESG경영으로 녹여냄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음을 증명해내는 훌륭한 기업이 되기를 기대한다. (다음 회, 성경 속의 ESG 인권경영)

◇ 이호영 교수는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교내 ESG/기업윤리 연구센터 센터장으로 ESG경영, 재무회계와 회계감사, 경영윤리를 강의하고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ESG 관련 자문을 하고 있다.
정리=

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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