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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80% VS 총회 30%” 이중직’ 찬성 온도 차, 왜

기성 목회자 80% 이상 ‘이중직 찬성’ 했지만
올해 총회에서 법제화 부결
전통적 목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선교적 교회’에 대한 인식전환 있어야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대의원들이 최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열린 제117년차 총회에서 안건을 처리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최근 폐회한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임석웅 목사) 제117년차 총회에서 ‘이중직 법제화’와 관련된 헌법 개정안이 부결됐다. 이중직은 목회자가 목회뿐 아니라 다른 직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선교 방식을 찾아가는 것을 뜻한다. 601명의 기성 대의원 중 ‘이중직 법제화’에 찬성표를 던진 이는 173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교회가 생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중직 통과에 관심이 쏠렸으나 총회에서 나타난 이중직에 대한 냉랭한 모습은 현장의 목소리와 사뭇 다른 결과였다.

기성이 지난해 5월 교단 목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중직을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35.9%,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도 45.7%로 이중직 찬성 응답자 비율이 81.6%로 나타났다. 석 달 후 신승범 서울신대 교수가 목회자와 성도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전임사역자의 이중직 허용’에 대해 80.6%가 찬성했다. ‘이중직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질문에도 46.8%가 ‘매우 그렇다’, 38.4%가 ‘대체로 그렇다’고 응답해 전체의 85.2%가 긍정적이었다.

목회 현장과 교단 총회 사이 괴리감은 ‘전통적 목회관’에서 비롯된다는 의견이 많다. 신 교수는 2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60대 이상이 많은 대의원은 목회자가 기도 설교 말씀연구 등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어 헌법 개정안 통과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중직을 하는 목회자는 생계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교회를 포기하지 않은 고마운 분들이다. 법제화를 통해 교단에서도 인정받는다는 자부심을 가지면 좋았을 텐데 안타까운 결과”라고 말했다.

기성 총회 한 관계자도 “각 지방회에서 뽑혀 총회에 오는 대의원은 대다수가 중대형교회 목회자와 장로다. 자신과 직결된 문제가 아니니 크게 관심도 없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중직 법제화는 더디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2016년 기독교대한감리회, 2018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가 미자립교회에 한해 이중직을 허용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예장통합 총회도 미자립교회의 이중직을 허락했다.

또 이중직 법제화만으로 미자립교회의 고통이 끝나는 것은 아니기에 최저생계비 보장, 목회자가 할 수 있는 직업 개발과 이중직 목회자 네트워크 활성화, 도농 직거래장터 마련 등 교회 자립을 위한 총회의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기성 총회에서도 ‘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 사각지대에서 피해를 보는 이들이 없게 할 것’ ‘농어촌 미자립교회는 물론이고 도시 미자립교회의 실태조사를 선행할 것’ 등의 대안이 나왔다.

책 ‘겸직목회’를 쓴 이박행 목사는 “올해부터 총신 신대원에서 ‘선교적 교회와 겸직목회’라는 과목을 개설하는 등 최근 이중직 활성화에 대한 실제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앞으로는 이중직이 생계형뿐 아니라 자비량 선교의 모델이 되고 새로운 목회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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