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부터 석유화학 업체까지… 배터리 광풍에 곳곳서 ‘광물 전쟁’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는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광물이자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1, 2위 리튬 업체인 미국 앨버말, 칠레 SQM을 비롯해 캐나다 네마스카리튬 등 광산기업과 잇달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엘버말과 네마스카리튬은 수산화리튬을, SQM은 탄산·수산화리튬을 포드에 장기 공급한다. 완성차 업체가 직접 배터리 핵심 소재의 조달에 나선 것이다. 짐 팔마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급망 구축이 자동차 업체의 전략적 우위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하면서 배터리 핵심 광물을 둘러싼 ‘공급망 전쟁’이 거세지고 있다. 광물을 직접적으로 필요로 하는 배터리 셀·소재 기업은 물론 완성차 업체부터 에너지 기업까지 광물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1월 캐나다 리튬광산 업체인 리튬 아메리카스에 6억5000만 달러(약 8600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네바다주 소재 광산에서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리튬 정제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2025년부터 전기차 100만대 수준의 수산화리튬 5만t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완성차 기업이 배터리 광물에까지 손을 뻗는 건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 구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 등이 낮은 가격으로 세계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에서 광물 확보를 통한 원가 절감은 전기차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다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 흐름에 따라 자체 전기차 생산계획을 달성하려면 배터리용 공급망 구축이 불가피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기차 배터리 부족사태가 자동차 회사들로 하여금 생소하고 위험한 광산사업에 직접 뛰어들도록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엑슨모빌마저 리튬 생산에 돌입했다. WSJ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엑슨모빌이 미국 아칸소주의 리튬광산 시추권을 1억 달러(약 1300억원)에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전환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한국 배터리 셀·소재 업체들도 공급망 수직계열화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북미 리튬광산을 운영하는 호주 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와 수산화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핵심 광물인 ‘리튬 정광’ 공급계약을 맺었다. 지분 약 7.89%를 투자해 5년간 리튬 정광 생산량의 25%를 매년 받기로 했다. SK온도 미국 웨스트워터에서 정제한 흑연으로 배터리용 음극재 공동 개발에 나선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탄자니아 흑연광산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공급받은 흑연을 그룹 내 소재기업인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할 계획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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