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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가 되어준 괌 한인교회…“당연한 일을 했을 뿐”

태풍 ‘마와르’ 휴양섬 괌 강타해
현지 한인교회 ‘임시대피소’ 마련
오 목사 “고통 분담하고파 봉사 지원해”

시온성교회 전경 모습. 유튜브 캡처

초강력 태풍으로 우리 국민 3400명의 발이 묶였던 괌에서 현지 한인교회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성경 속 환대의 정신을 몸소 선보인 주인공은 괌 시온성교회 오요한(61) 목사와 성도들이다. 예배당을 개방하고 방문객에게 쉼터를 제공한 이들은 “교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오 목사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시온성교회의 전기와 수도 복구가 비교적 빨라 한국 영사관 지원 요청 전에도 도움에 나설 수 있었다”며 “교회가 고통받는 이들의 짐을 나눠서 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시속 240㎞가 넘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 마와르는 지난 24∼25일 괌에 상륙하며 전신주를 대거 쓰러트려 단전 피해를 입혔다. 상하수도 가동 역시 중단됐고 국제공항 운영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 때문에 한인 관광객 3400여명이 괌에 발이 묶여 무더위 속에서 난민 생활을 했다.

한인교회들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귀국하지 못하는 상황을 접하고 쉼터 역할을 자청했다. 시온성교회는 지난 27일부터 전기가 들어오는 본당과 1층 청년부실 및 3층 유아실을 개방했다. 교회 측은 250~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과 침구류 및 식료품을 마련했다. 오 목사는 “교인들과 함께 3교대로 돌아가면서 교민들을 지원했다”면서 “일부 성도는 청소를 맡았고 나머지 분들은 손님을 맞이하거나 물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초강력 태풍 '마와르'로 피해를 받은 괌 현장 사진. 괌 늘푸른교회 제공

도움은 십시일반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이 열이 나자 한인 관광객들은 타이레놀을 나누며 서로를 돌봤다. 괌 정부 관광청과 한국 영사관의 물품 지원도 있었다. 오 목사는 “괌은 5월 평균기온 29℃로 무더운 지역”이라며 “몇몇 아이들은 땀띠가 생겨났는데 교회 공간 안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게 한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국민 도움에 먼저 발 벗고 나섰지만, 현지 한인교회들 역시 태풍 피해를 입었다. 오 목사는 “교회 밖 숲에는 수십 년 된 나무들이 날아가거나 45도로 꺾인 상태”라며 “교회 내부는 창틈 사이로 물이 들어와 피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였다”고 복구 이전 상황을 전했다.

괌 늘푸른교회(이우조 목사)는 교회 내부에 물이 차 밤새 물을 퍼내기도 했다. 내부 시설뿐만 아니라 강풍으로 교회 차량도 파손됐다고 밝혔다.

오요한 목사가 시온성교회 예배에서 찬양 인도를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주일이던 지난 28일 시온성교회는 쉬고 있던 여행객들과 함께 간소하게나마 예배를 드렸다. 여행객 가운데 종교가 다른 이들은 잠시 예배당을 비워주기도 했다.

교회의 돌봄을 맛본 이들은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오 목사는 “다음 달 초에 결혼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울면서 감사하다고 말씀했다”면서 “교회가 당연한 일을 한 것이고 여러분을 섬길 수 있어 우리가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괌의 교민 가운데 거주하는 곳이 사라진 분들도 계시는데 조속히 복구되길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25년간 현지에서 사역 중인 이 목사에 따르면 괌의 한인교회는 12곳으로 알려졌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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