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권병현] 동북아 환경공동체 기사의 사진

동북아지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역협력체를 이루지 못한 곳이다. 동북아에는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 일본과 제4위로 부상한 중국, 10위권의 한국이 있지만 지역협력체나 경제협력체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동북아 지역의 일·중·한 3국이 G20, 즉 세계 주요 경제국가에 포함되면서 동북아 역내 국가간의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동북아지역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길은 있는가? 현재로서는 정치적 공동체를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경제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방법은 가능성이 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어 요원하다.

환경 협력 통해 지역공동체로

여기서 의외로 간단한 해답을 발견한다.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은 운명적으로 같은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 따라서 동북아지역의 국가들과 국민들은 불가피하게 환경협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막대한 피해를 입고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숙명적으로 동북아 환경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역외 다른 국가들의 경계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협력분야이기도 하다. 새로운 동북아 경제공동체나 지역적 동맹을 형성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다. 같은 환경공동체에서 살아가면서 당연히 해야 할 환경협력을 실행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구주공동체는 역내국가들이 절실히 필요로 했던 석탄과 철강 협력으로 시작해서 장기간의 점진적인 협력을 축적해 오늘에 이르렀다. 더욱이 지금 지구환경의 위기에 처해 세계적 차원에서의 협력뿐 아니라 지역적 환경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환경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동북아지역의 환경협력을 확대해 점차 다른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 지역의 환경 협력과 환경공동체 이념은 인간이 자연과 하나가 되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친환경적인 동양사상을 기초로 삼아야 한다. 천인합일에 기초를 둔 동양 문화는, 자연을 개발이나 정복의 대상으로 보고 산업혁명과 과학기술발전을 통해 무한한 경제개발을 추구해 온 서양 문화와 구별된다.

인간은 오래 전부터 자연 즉 하늘을 존중하며 공존하는 지혜를 터득했다. 천인합일, 즉 자연과 인간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공존하는 원리를 믿어 왔다.

그러나 몇 세기 전부터 서양문명과 기계론적 우주관이 지배하면서 과학기술의 발달과 산업혁명, 경제개발이라는 무한한 인간 욕망 달성의 대상으로 자연은 취급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인간은 많은 것을 얻었지만 동시에 지구와 인간이 공생하는 시스템의 붕괴로 치닫고 있다. 산업사회의 발달이 인간의 유일한 삶의 터전인 우리 지구촌의 환경 파괴와 자연의 균형을 깨뜨리는 주범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의 온난화와 사막화가 우리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 양대 재앙은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온난화·사막화,인간이 자초

그러나 이 양대 재앙은 인간이 의식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파괴를 막고 지구를 살리는 방법은 동양의 천인합일 정신으로 돌아가는 길밖에 없다.

한·중·일 동북아 3국 정부와 국민들이 환경협력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동북아 환경공동체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자각과 공동체의식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발전을 추구하는 천인합일 사상을 복원해 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동북아 지역협력체 기반을 닦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내건 '지속가능한 발전'과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에 주창한 '녹색 성장'이 다 같이 천인합일의 이념과 조화를 이뤄 동북아 환경공동체 행동 계획으로 실천되기 바란다.

권병현(사단법인 미래숲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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