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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조용래] ‘2009년 문제’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재 취업자 수는 2324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무려 1만2000명이나 줄어들었다.

아무리 저출산 시대라지만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하자면 한 나라의 경제 규모는 매년 어느 정도 이상 커져야 한다. 그런데도 마이너스 고용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인구부양 시스템에 이상이 생겼음을 말해준다. 사실 경기는 부침이 심해 일시적 이상은 흔한 일이다.

이번 이상은 전지구적으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데다 장기화 조짐마저 보인다. 위기의 진앙인 미국을 비롯한 선진 각국은 물론 신흥공업국가군에 이르기까지 예외가 없다. 어느 나라에서든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비롯해 신규 취업을 원하는 젊은층의 한숨이 드높다. 사회에 대한 불만도 크다.

예컨대 지난 1년여 동안 일본공산당 당원이 1만3000명 늘었다. 기존 당원이 약 40만명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군소정당인 공산당에 서민·젊은층의 기대가 모아지기는 1950년대 이후 처음이다. 보수·우경화 일변도의 일본에선 참 기묘한 모습이다.

일본공산당은 70년대 들어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했기에 새 당원들이 혁명을 꿈꾸는 것은 아닐 터다. 일본공산당 시이 가즈오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TV의 한 대담 프로에 출연, 그 이유를 '일하는 빈곤층(Working Poor)'이 갖는 불만 때문이라고 요약했다.

대담의 사회를 맡았던 칼럼니스트 다세 야스히로는 이것을 '2009년 문제'의 한 현상으로 지적한다. 일을 하면서도 늘 생활이 빠듯한 비정규직들이 이제는 일자리마저 빼앗길 처지에 놓였고, 게다가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터널의 한쪽 입구에 선 게 2009년 문제다.

실업은 당사자만의 고통이 아니다. 사회 곳곳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다음 세대를 짊어질 젊은이들이 직업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은 사회 전체의 손실이다. 사람은 일을 통해 단련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비전을 얻는다. 아무리 비상한 아이디어가 넘쳐도 기회가 없으면 꽃피울 수 없다.

2009년 문제. 외환위기라는 한 고개를 겨우 넘어 21세기를 맞았는데 또 한번 큰 과제가 우리를 옥죄고 있다.

조용래 논설위원 choy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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