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窓―이상돈] 소(牛)의 협동정신 본받자 기사의 사진

2009년 기축년 소의 해가 밝았다. 소는 12간지 중 우리와 가장 친한 동물 가운데 하나이다. 이전부터 농경문화 속에서 생활해 온 우리는 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소를 이용해 식량을 생산할 수 있었으며, 소를 통해 고기를 섭취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문화에 나타난 소는 고집 세고 어리석은 측면도 있지만, 밭을 갈고 김을 매는 등 농사를 책임졌던 특성 때문에 주로 풍요, 부, 근면함, 성실함, 부지런함 등의 이미지로 상징되어 왔다.

우리의 풍수지리에 의하면 마을 앞의 비옥하고 넓은 농경지는 소의 배에 비유되며, 논에 물을 대는 시내는 마치 '소의 창자'와 같이 구불구불하게 이어져 있다고 이야기한다. 꿈에 소가 집으로 들어오거나, 소를 타고 산에 오르면 재물을 얻게 되는 것이 소의 풍요로운 이미지와 관계가 있으며 소꿈은 대부분 길몽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야생의 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추운지방에 사는 사향들소들은 먹을 것이 부족한 관계로 서식지를 자주 옮겨 다닌다.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부지런한 습성은 추운지방에 사는 들소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이들은 집단으로 생활하는 관계로 순위경쟁이 치열하다. 집단에서 가장 힘이 센 소를 가르는 경쟁은 생사를 건 싸움이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후에 두 마리의 수소는 서로 박치기를 한다. 뿔로 상대를 제압하는 이런 박치기는 전방 50m에서 달려들어 서로의 머리를 들이받는데, 그 소리가 수 킬로미터 밖에서도 들릴 정도다.

이렇게 머리를 들이받는데 괜찮을까? 머리부분의 단단한 두개골 뼈가 8㎝ 정도여서 머리를 세게 부딪쳐도 깨지지 않게 적응되어 왔다. 치열한 전투에서 패배하는 소는 집단에서 멀리 사라지기도 한다.

또한 야생들소는 포식자인 늑대의 공격에 개별적으로 대항하기 어렵기 때문에 집단으로 모여 대항한다. 늑대가 한 마리일 경우 일자대형으로 서서 공격을 방어하며, 늑대가 다수인 경우 둥그렇게 원형을 그려 머리부분이 늑대로 향하게 하는 수비대형을 갖추는 현명함을 보인다. 집단으로 생활하는 것은 잠재적인 경쟁자로 인해 먹을 것을 나누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포식자의 공격이 있을 경우에는 힘을 합쳐 대항해 무리의 존재를 크게 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러 마리가 함께 이동하므로 무리 중에는 감시병이 있어 다른 동료들이 외부의 침입에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먹이를 먹는 시간을 확보하게 하는 협동심도 존재한다. 힘이 센 수컷은 암컷 두 마리 사이에 자리를 잡아 늑대의 공격이 있을 경우 먼저 나서서 방어하는 '신사도'를 보이기도 한다. 도망을 칠 때에도 수컷은 어린 송아지가 수컷의 옆에 바짝 붙어 늑대에게 송아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소띠 사람들은 대체로 순박하기도 하며, 가족이나 조직의 장으로서 책임이 강하다고 한다. 야생들소의 생태에서 보듯이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었을 경우 자신이 속한 집단의 다른 동료들을 매우 잘 돌본다. 또 집단내 경쟁의식이 강하다고 한다. 소띠 사람들은 평소에는 순박하고 화를 잘 내지를 않으나 한번 경쟁의식이 불붙으면 맹렬하고 서로간 우열이 판가름날 때까지는 강하게 경쟁하는 것 같다. 이런 성향은 집단으로 생활하는 야생들소의 성향과 유사하다고 생각된다.

소띠의 해가 밝았다. 소는 근면하고 부지런하여 우리에게 항상 넉넉함으로 다가온다. 야생의 들소들에게서 보듯이 힘있고 우월한 자들은 집단 내 약한 자들을 돌보며, 동료들을 배려하여 모두들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에 협동의식을 고취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이상돈 이화여대 교수 환경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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