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오종남] 2009년 우리경제 읽는 법 기사의 사진

새해를 맞은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그런데도 금년 우리 경제를 전망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각종 연구기관의 경제전망은 나올 때마다 조금씩 더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울 때 2009년 우리 경제 읽는 법을 한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흔히 한 나라의 경제실적을 평가할 때 예전에는 경제성장, 물가, 국제수지 등 세 가지를 보았습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거시경제지표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경제성장은 그 자체가 중요해서라기보다는 일자리 증가와 직결되는 지표라는 점 때문에 주목됩니다. 최근에는 경제는 성장하는데 일자리는 늘지 않는 고용없는 성장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근래에는 경제실적을 평가할 때 고용증가라는 지표 한 가지를 더 보게 되었습니다. 2006년과 2007년 2년 연속 5% 수준의 경제성장을 했음에도 경제회생을 내세운 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따지고 보면 성장은 했지만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아 젊은이들의 취업이 어려웠던 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자리 찾기 쉽지 않을 듯

그렇다면 2009년 경제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지난해 연초에 했던 경제전망과 실적을 비교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떠나가면서 2008년 경제성장은 4.8%, 고용증가는 30만명 수준을 전망했습니다. 3월이 되어 새 정부는 6% 경제성장에 35만명의 취업자 증가를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작년 실적은 3.5% 정도의 경제성장에, 취업자 증가는 15만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특히 마지막 10월과 11월은 취업자 증가가 10만명에도 못 미치고 12월엔 오히려 2007년 12월 대비 1만2000명이나 감소하였습니다. 이러니 우리 자녀들이 졸업 후 취업하기 힘든 현상이 오게 된 것이지요.

여기에는 우리가 금년도 계획을 세울 때 조심해야 할 시사점이 들어 있습니다. 정부는 2009년 3% 경제성장에, 10만명 정도의 취업자 증가를 목표로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각자 입장에서는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쁘게 전개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 놓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비상계획도 세워 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연초 6% 성장을 믿고 계획을 세웠던 분들은 지금쯤 후회하고 계실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금년 우리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성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일자리 창출이 더 우선일 것입니다. 고용 없는 성장 현상 때문에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많은 젊은이들이 취직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을 늘리는 역할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더 맡아야 할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간단치 않은 복병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우선, 중소기업이 처한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일자리 창출이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거기에다 젊은이들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남들이 알아주는 대기업에는 취업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어서고 있지만 중소기업에는 취업을 꺼리는 세태입니다. 젊은이들의 취업난도 문제지만 중소기업인들을 만나보면 사람 구하기 힘든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나눔의 미덕으로 역경 견뎌야

금년 경제는 아마 우리 생각보다 더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6·25의 폐허에서 반세기 만에 1인당 소득 2만달러 시대를 이룩한 민족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역경을 참고 이겨낸 축적된 노하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때 우리에게 필요한 덕목은 나보다 못한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과거 우리 모두가 어렵던 시절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 미풍양속이 있었습니다. 십시일반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과거처럼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어려움은 아닙니다. 나보다 못한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함께 이겨내는 나눔의 실천 운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오종남 서울대 교수·전 IMF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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