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우수리스크 소망교회 이유라 전도사 “꿈 잃은 러 청년 깨워 선교사 길로”

연해주 우수리스크 소망교회 이유라 전도사 “꿈 잃은 러 청년 깨워 선교사 길로” 기사의 사진

러시아 연해주(프리모르스키)의 조그만 시골도시인 우수리스크. 대낮에도 술병을 손에 든 젊은이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그 중엔 초등학생 정도밖에 안 돼 보이는 앳된 얼굴도 섞여 있다.

우수리스크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중고차 판매상이다. 차 한 대만 팔아도 한 달 생활비는 벌 수 있어 한 달 내내 직장생활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러시아 젊은이들은 꿈이 없습니다. 꿈이 없으니까 술이나 마약에 빠지고 내일을 준비하지 않는 것입니다." 러시아 국적을 가진 고려인 이유라(24) 전도사의 말이다. 20여년 전 러시아 사회주의정권 붕괴 이후 러시아 젊은이들이 잘못된 자본주의에 물들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젊은이들을 탓할 수도 없다. 러시아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꿈이 있어도 직업이 없는 현실이 결국 젊은이들을 방황으로 내몰고 있다는 게 이 전도사의 설명이다.

경영학도였던 이 전도사는 기도 중에 '러시아 젊은이들이 제대로 서지 않고서는 러시아의 미래가 없다'는 확신을 갖고 청년사역을 전문으로 하는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새문안교회에서 세운 블라디보스토크 장로회신학교를 거쳐 3년 전부터 우수리스크 소망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고려인 100여명이 출석하는 소망교회는 우수리스크 8개 한인 교회 중에서 가장 크다. 이 전도사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할머니와 청년들에게 러시아어로 설교를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라고 해 봐야 10여명이 전부이지만 이 전도사는 이 교회 청년들이 선교사가 되어 러시아 전역으로 파송받는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물론 이 전도사 자신도 그 선교사들의 무리에 기꺼이 동참할 생각이다. 이 전도사가 가려는 지역은 러시아의 농촌지역. 이유는 여러 차례 농촌지역을 다니면서 도시에 비해 교회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공동체 사역을 할 생각입니다. 도시에서는 말로만 해도 사역이 되지만 농촌은 다르거든요. 그들과 함께 살면서 믿음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 전도사는 30년대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의 후손이다. 97년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에서 부모와 함께 연해주로 이주해왔다. "지금도 타슈켄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친구들도 보고 싶고…." 커다란 덩치에 비해 아직 앳된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그는 "하지만 비전을 위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접기로 했다"며 힘줘 말했다.

우수리스크=글·사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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