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 ‘소통형 인간’ 펴낸 보이스 컨설턴트 김창옥씨 기사의 사진

소통에도 유통기한… 뚫리면 통한다

"제주도에 있는 한 치과에서 전화가 걸려왔어요. 치료 중인 아버지가 통화를 원하신다는 거예요. 그때까지 아버지와 한 번도 통화해본 적이 없었기에 긴가민가했지요. 수화기를 드니 아버지는 '막둥이냐? 아부지다! 미안하다…' 세 마디 하고는 전화를 끊으셨어요. 청각장애를 가진 아버지의 일방적인 통화였지만 부자간의 첫 소통이었기에 눈물이 나더군요."

자신만의 목소리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강의하는 김창옥(37)씨는 '대한민국 제1호 보이스 컨설턴트'다. 대학 졸업 후 무작정 찾아간 스피치학원에서 얼떨결에 첫 강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8년간 전국 곳곳의 수강생 40만명에게 "포기하지 말라, 뚫리면 통한다. 소통하지 못하면 고통이 따른다. 내 목소리를 찾은 사람은 누구와도 소통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가 소통 전문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고교 때 영화 '미션'을 관람하고서부터. 음악을 통해 마음을 여는 길을 찾아나서기로 작정한 그는 두 차례 대학을 낙방한 끝에 해병대를 거쳐 경희대 성악과에 입학했다. 그의 강의가 인기를 끄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으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청중을 이끌기 때문이다.

대학 때 지도교수로부터 "사는 것처럼 노래하고, 노래하는 것처럼 사는 법"을 배웠다는 김씨는 열등감에 젖고 우울함에 빠져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찾아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목소리는 목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고,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통해 전해진다"는 경험담을 '소통형 인간'(아리샘)이라는 책에 담았다.

"어느 큰 교회에서 한 여자가 모자를 눌러쓰고 예배에 참석하는 겁니다. 계속 그러길래 목사님이 다가가 물었죠. 왜 모자를 쓰고 있냐고. 그 여자가 말하기를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목사님의 관심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통조림에 유통기한이 있는 것처럼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절실하게 필요할 때 소통하고 변화하는 것이 성공적인 삶이 아닐까요?"

'소통' '소리' '숨 고르기' '자존감' '행복' 등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된 책은 "쇼를 하라"는 CF에 담긴 소통의 메시지, 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치료하기가 쉽다는 프로이드 심리론, 검찰과 경찰을 상대로 강의한 후 느낀 보람 등을 잔잔하게 풀어냈다. "진짜 목소리는 자신을 사랑하고 믿을 때 비로소 갖게 된다는 걸 많은 사람이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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