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찬송] ‘나 같은 죄인 살리신’(새찬송가 305장·통일 40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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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죄인 살리신'( 새찬송가 305장·통일 405장)은 존 뉴턴이 1779년 만든 찬송으로, 기독교인들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부르는 곡일 것이다. 나 역시 삶이 어렵다고 느껴질 때마다 이 찬송을 부르면 언제나 큰 위로와 은혜를 받는다.

사실 나는 이 곡을 부를 때마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목소리를 차례로 듣는 것 같다. 먼저 할머니 이계화씨는 10여년 전 91세 일기로 그토록 그리던 주님 곁으로 가셨다. 그녀의 삶은 이 땅 여인네들이 그러했듯 인고와 섬김의 삶이었다. 식민시대에 여전도회장으로 활동하며 순사들로부터 '선교사들과 내통하면서 독립운동하는 것 아니냐'며 온갖 위협을 당하셨다. 할아버지는 젊은날 일본 홋카이도에서 광부로 일해야만 했고, 시동생은 일본 순사를 때리고 만주로 도망쳐야 했다. 가난한 집 맏며느리로 9명의 자녀를 낳아 키웠으나 모두 앞서 보내야만 했던 세월, 그럼에도 내가 본 할머니 모습은 언제나 조용하고 한없이 하나님께 감사하는 깊은 신앙의 사람이셨다. 그 입에서 흘러나오던 질긴 듯 은은한 찬송이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었다.

그리고 내 어머니 김연수씨 역시 할머니처럼 성경과 찬송가를 앞에 놓고 눈물 흘리며 기도 드리고 한없이 하나님께 감사하며 이 찬양을 불렀다. 나는 그 영혼의 울림 속에서 자랐다. 그러므로 방안에서만 있을 때에도, 고독 속에 책읽기만 되풀이했어도, 하늘을 향해 청춘을 두드려댔어도, 여성 장애인 인권운동으로 거리에서 냄비를 두드리고 촛불을 켰어도, 그리고 어깨에 무거운 책임감을 지고 국회 단상에 있었을 때에도 내 가슴에 흐르던 찬송은 바로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었다.

나는 온갖 오해와 구설, 반대를 당해도 침묵한다. 삶의 궁극을 들여다보면 거기엔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 놀라운 은혜가 우리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안팎을 성장시키고, 참된 에너지와 의미가 되어준다. 그래서인지 두려움이 없다. 오늘도 내 할머니와 어머니가 즐겨 부르셨던 찬송이 또한 내 삶의 찬송이 되고 있다.

장향숙<대한장애인체육회장·전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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