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감각으로 재미있게 썼죠”… ‘대학로좀비습격사건’ 펴낸 신인 소설가 구현 기사의 사진

신인 구현(31·사진)은 글맛을 아는 힘 있는 소설가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출판사 편집자로 3년여를 근무했으니 글을 만지는데 이력이 붙을 만한데다 퇴근 후 매일 책상에 붙어 앉아 장편 소설을 밀고 나갔으니 하는 말이다.

지난해 6개월 동안 근력으로 밀어붙인 끝에 탈고한 원고지 1200장 분량의 '대학로좀비습격사건'(휴먼&북스)은 제목 그대로 좀비와 대학로를 소재로 삼은 소설이다. 외국 B급 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좀비를 문자의 가독성 안에 담아냈다.

"우리 문학이 너무 근엄하고 무거워서 젊은 감각으로 새롭게 접근하고 싶었습니다. 일상적인 주제나 개인 감성을 잘 다루는 선배 작가들이 아주 많지 않습니까. 그들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좀 더 독특하고 기이한 주제를 잡아야 했지요. 죽인다고 해서 죄책감이 없는 존재인 좀비를 등장시킨 것도 그 때문입니다."

영화나 소설이나 좀비족이 등장하면 난장판이 되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난장판의 힘은 흥(興)이라는 점에서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놓지 못할 만큼 재미있다. 대학로에 좀비가 상륙했다는 발상과 함께 속도감 있는 필치는 한편의 영화처럼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이게 장르소설인지 아닌지는 처음부터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굳이 창작하는데 그게 걸림돌이 될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요. 내가 쓰고 싶은 걸 쓰자, 그리고 재미있게 쓰자, 그걸로 밀고 나갔지요."

1818년 메리 셸리의 '프랑켄 슈타인' 이후 좀비 소설은 급변하는 당대의 신경증적 요소를 표출하고 있듯, 이 소설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재앙이라는 시대상을 반영함과 동시에 이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상징하는 좀비를 차용하고 있으면서도 좀비 소설의 장르적 전형을 살짝 비켜나가고 있는 작가적 감각이다.

"이 소설의 메시지는 사회풍자에 있어요. 개인을 압박하는 힘, 조직을 비꼬는 것인데 이런 주제를 밀고 나가더라도 늘 재미를 염두에 두었지요. 재미는 젊음의 코드이니까요."

정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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