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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군사적 대남 협박이 계속 수위를 높여감에 따라 무력충돌이 현실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 경우 일단 '3차 서해교전' 발생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남측 경계가 서해상으로 쏠리는 허점을 노려 지상 도발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말할 나위 없이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나 만반의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역시 두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북한군 병사들의 대적관이라든지 그들이 처해 있는 여건 등이 궁금해진다.

북한군 장교로 복무하다 귀순한 이정연씨가 쓴 '북한군에는 건빵이 없다?(2007)'라는 책에 따르면 '적군(한국군)학'과 정치학습을 필수로 하는 북한군 병사들의 대적관은 명확하다. 예컨대 교관이 병사들에게 '전쟁때 남조선군을 적으로 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병사가 '그렇다'고 답하면 교관은 '남조선군의 하층 장교나 대다수 사병은 가난한 노동자나 농민의 자식'이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다시 병사가 '그러면 먼저 우리편이 되도록 포섭하고 저항하면 죽이겠다'고 답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교관의 지적은 '틀렸다'이다. 왜 그런가. '동족이고 평범한 계급 출신이라 해도 남조선군은 철저히 적이므로 동요없이 무조건 죽여야 한다'는 것.

이처럼 대적관이 뚜렷한 북한군은 1990년대 중반 식량난으로 위기를 겪었다. 97년에는 공식적인 허약자 비율만 북한군 전체의 3∼4%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제는 위기를 넘겼다. 99년 이후 남한과 국제사회의 식량지원 혜택을 톡톡히 봤다고 한다. 한마디로 현재 북한군의 여건은 '대부분의 부대들이 정신적·기술적·육체적으로 잘 준비돼 있다'는 게 이씨의 설명.

그런데 최근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북한군에 관한 보고서를 내놨다. 90년대 이래 지속된 영양실조에서 비롯된 육체적 정신적 장애로 적격 징병자원이 감소됨에 따라 앞으로 북한군의 전력이 감소되고 충성심도 약화될 수 있다는 게 주내용이다. 북한은 '잠꼬대 같은 소리'라며 펄쩍 뛰었다(조선중앙통신, 1월24일). 하지만 고조되는 북한의 무력 도발 협박이 이 '잠꼬대'로 인한 초조감의 발로는 아니었을지, 적어도 배경 중 하나는 아니었을지 모르겠다.

김상온 논설위원 so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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