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窓―신성철] 새로운 빛의 세상 기사의 사진

구약 창세기는 천지창조가 빛으로 시작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창 1:3),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두움을 밤이라 칭하시니라(창 1:5)"

낮을 밝히는 것은 창조주가 하셨지만, 밤을 밝히는 일은 인간의 몫으로 남겨두신 것이다. 물리학에서 빛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기까지는 실로 오랜 세월이 걸렸다. 17세기 아이작 뉴턴 때만 해도 빛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입자의 흐름으로 이해하였다. 그러다가 19세기 초 전자기학이 발전하면서 1887년 제임스 클락 맥스웰이 빛은 파동적 성질을 가진 전자파라고 예언하였고, 4년후 하인리히 헤르츠는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

그러나 빛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한동안 괴로워해야 했다. 빛과 물질과의 상호작용에서 빛의 입자 특성을 나타내는 '광전효과' 같은 혼돈스런 실험 결과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20세기 초 양자역학이 발전하면서 '상보성 원리'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즉 빛은 입자와 파동의 야누스적 양면성을 동시에 갖고 있어 상황에 따라 입자성 혹은 파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파의 특성을 지닌 빛의 파장 영역은 실로 광범위하다. TV, 휴대전화 등 전파 통신에 활용되고 있는 마이크로파의 파장은 1m인 반면, 우주에서 날아오는 감마선은 1조분의 1m다. 이 중 인간의 눈이 감지할 수 있는 파장은 1000만분의 4m의 보라색에서 1000만분의 7m의 붉은색으로 극히 일부분이다. 어둠을 밝히기 위해서는 바로 이 영역 파장의 빛을 만들면 된다. 빛을 만들려는 인간의 노력은 1810년께 가스램프 발명을 시작으로 1879년 백열전구, 그리고 1938년 형광등이 발명되어 지금까지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절감 및 친환경 측면에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광원이 있다. 바로 LED(Light Emitting Diode:발광다이오드) 소자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화려하게 장식한 야경과 성화를 제외한 모든 빛은 바로 이 LED를 활용한 것이었다. LED는 화합물반도체에 전류를 흘려 빛을 방출하는 소자다. 1992년 일본 니치아 화학회사는 청색 LED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수많은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업체로 성장했다. 새로운 빛의 발명으로 일본의 작은 화학회사에서 세계적 회사로 도약한 것이다.

개발을 주도한 나카무라 수지 박사는 일약 스타 과학자가 되어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산타바바라대 석좌교수로 스카우트되었다. 그는 니치아를 상대로 200억엔의 보상금 소송을 걸어 발명보상금으로서는 최고금액인 8억4400만엔을 받아냈다.

LED를 기반으로 한 백색 LED는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LCD TV 백라이트, 자동차 전조등의 광원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다. 또한 백열전구에 비해 20배 이상 수명이 길고 전력 소비가 10분의 1에 지나지 않으며, 형광등에서 사용되는 수은, 카드뮴 같은 독성 물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기존의 백열전구나 형광등을 모두 대체하게 될 전망이다. 그야말로 LED로 밤을 밝히는 세상이 도래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LED를 신성장동력사업의 하나로 선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아무쪼록 이 분야의 많은 원천기술이 개발되어 반도체메모리를 잇는 차세대 먹을거리 산업이 되기를 기원한다.

신성철 KAIST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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