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이 외로운 섬마을 점점 더 깊어가는 믿음

점점이 외로운 섬마을 점점 더 깊어가는 믿음 기사의 사진

어선 빌려타고 오지 섬 찾는
낙도선교회 동행 르포


겨울 가뭄에 시달리던 전남에 단비가 내리던 3일 여수시 군내리항. 신바람낙도 선교회(회장 반봉혁 장로) 봉사단원 8명은 가랑비가 흩뿌리는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안 통발' 4.9t짜리 어선에 생필품을 싣기에 바빴다. 섬에 사는 노인들에게 전달할 쌀 라면 생수 두부 김치 과일 돼지고기 휴지 등 150만원 상당의 생필품들이었다. 선교회가 이번에 빌린 어선은 엔진 상태가 좋지 않아 시속 7노트의 속도로 항해했다. 먼바다로 나오자 파도가 높아졌다. 출발 4시간이 지나서야 삼산면 광도에 도착했다.

6가구 11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 섬에는 3년 전만 해도 교회가 있었으나 주민이 줄어들자 교회도 사라졌다. 일엽편주처럼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광도는 선착장을 빼곤 거의 사면이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이루고 있었다. 선착장에 배가 닿자 광도 이장으로 불리는 송강복(66)씨 내외와 주민들이 마중하러 나왔다.

언덕 중턱에 있는 송복림(83) 할머니 집에 주민 6명과 봉사단원들이 모였다. 반봉혁 장로는 주민들과 일일이 포옹을 하며 인사를 했다. "그동안 먼바다를 지나는 배를 보는 것이 낙이었어. 하지만 이제는 매달 오는 선교회 사람들을 기다리는 게 유일한 낙이야." 한평생 이 섬에만 살았다는 송 할머니는 밝게 웃었다. 방강준(86) 할아버지는 "고마워요. 고마워요"를 연발했다. 봉사단원들은 주민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노인들을 위해 점심을 준비했다. 가져간 삼겹살을 굽고 후식으로 바나나를 대접했다.

다시 3시간 동안 배를 타고 달려간 곳은 남면 유송리 수황도. 2가구 3명의 노인들만 사는 이 섬에는 해가 질 무렵 도착했다. "날이 궂어 못 오는 줄 알았지. 온종일 눈 빠지게 기다렸어." 허리가 90도 가까이 굽은 곽후방(82) 할머니가 봉사단원들의 손을 반갑게 잡았다. 5년 전 선교회의 방문이 시작되면서 예수를 믿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매월 선교회 사람들을 뭍으로 간 자식처럼 기다린다.

곽 할머니는 "벌써 세상을 떴을 텐데 이 사람들 때문에 살았어. 예수 믿고 몸도 좋아졌지"라고 말했다. 귀가 어두워 잘 듣지 못한다는 이도옥(79) 할아버지는 반 장로의 손에 입을 맞추고, 이 할아버지의 부인인 황번자(75) 할머니는 손전등을 비추며 단원들을 맞았다.

봉사단원에는 자원봉사자들도 참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에 사는 교포 김다니엘(53)씨가 팔을 걷어붙였다. 해마다 봉사하러 온다는 김씨는 "섬 주민들을 생각하면 편하게 살 수 없다"며 "다른 섬의 주민들도 예수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70년대 후반 '빗물'이란 노래로 이름을 날렸던 가수 채은옥(55)씨도 동참했다. 채씨는 "작은 섬에 사람이 사는 줄도 몰랐고 이토록 어렵게 살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채씨는 수항도 노인들에게 스웨터를 선물했다. 6년째 매월 두 차례씩 5∼6개의 섬을 돌며 생필품과 복음을 전하는 신바람낙도선교회는 여수 동부 지역 15개 섬을 꾸준히 방문하며 예수 사랑을 실천해왔다. 처음에는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에 시달렸지만 이젠 아무도 이들을 마다하지 않는다. 찾아가는 선교에서 주민들이 기다리는 선교로 변했다.

최근엔 통일교 집단의 물량 공세가 섬 선교를 위협하고 있다. 흰색 소형 선박 20여척을 운항하는 통일교측이 전남 일대 도서 지역을 상대로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 장로는 "통일교의 빠른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좋은 선교선을 마련해 주민들을 섬기고 싶다"고 말했다.

광도·수황도(여수)=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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