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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쳐야 산다… 유방암 극복 서혜경,2월12일부터 전국 순회공연

피아노를 쳐야 산다… 유방암 극복 서혜경,2월12일부터 전국 순회공연 기사의 사진

피아니스트 서혜경(49)은 지천명(知天命)에 이르기 전에 하늘의 뜻을 알게 됐다. 유방암과 치열한 사투에서 승리하고 음악이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 "젊은 시절에는 최고가 돼야겠다는 야망이 컸어요. 그런데 지금은 좋은 음악을 많은 분과 나누면서 감동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제 사명입니다."

최근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에 있는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언제 아팠냐는 듯 힘이 넘쳤다. 서혜경은 1월 예정돼 있던 '베토벤 바이러스 인 라이브' 전국 순회공연을 건강상의 이유로 고사했다. 다시 아픈 것 아니냐는 주변의 쑥덕거림에 분통이 터졌다. "지난해 하도 스케줄을 많이 소화해서 연말에 감기 몸살이 심하게 왔어요. 지금은 다 나았어요. 제가 건재하다는 걸 보여드릴 수 있을 겁니다."

주치의가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서 최대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멈출 수 없었다. 지난해 의사의 권유로 재즈댄스를 하다가 손을 다쳐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쓸 수 없게 된 상황에서도 9개의 손가락으로 모든 연주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8월에는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지만 휠체어를 타고 독일로 날아가 '나이트 앤 드림' 앨범을 녹음했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도 목발을 짚고 카메오로 나섰다. 그는 "아프다고 연주 그만 하라고 하면 더 스트레스 받고 우울증에 걸릴지도 모른다"면서 웃었다.

서혜경은 이번 공연이 그의 장기인 폭발적인 연주에다 내면의 깊이가 더해진 연주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부에서는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 드뷔시의 '어린이의 세계', 슈베르트의 '밤과 꿈'같이 쉽고 편안한 레퍼토리로 꾸몄다.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 제 아이들이 매일 지하철을 타고 오가면서 곁을 지켜줬어요. 가족들에게 바치는 곡입니다. 많은 엄마와 아이들이 듣고 즐겼으면 좋겠어요."

2부에서는 더욱 깊어진 서혜경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래서 고른 곡이 리스트의 피아노 소타나 B 단조. 변화가 심해 고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곡이다. "솔로 독주곡은 협주곡처럼 숨을 데가 없어요. 아프기 전보다 더 성숙해졌고, 여전히 힘이 넘친다는 얘기를 꼭 듣고 싶습니다." 서혜경의 전국투어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부산(21일), 양산(25일), 울산(3월3일) 등에서 계속된다(1544-1555).

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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