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독교선교단체 오픈 도어즈가 국가별 기독교 탄압 실태를 다룬 '2009 세계감시목록'에서 북한을 7년 연속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으로 뽑았다. 이 보고서는 국가별로 현지인과 활동가, 기독교인을 상대로 50개 문항 등에 걸쳐 심층조사한 결과를 취합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 인권이 철저히 무시되고 있는 북한 상황에서 당연한 결과로 보이기도 하지만, 북한의 심각한 종교 탄압 상황을 재확인해줬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픈 도어즈 칼 묄러 회장이 밝힌 탄압 사례는 충격적이다. 그는 "북한 기독교 신자들이 체포와 고문, 처형 등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현재 전체 기독교인의 25%에 해당하는 5만명의 신자가 강제수용소에 수감돼 있다"고 전했다.

어느 정도 유추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드러난 수치가 엄청난 점에서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작년 말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는 "종교의 탈을 쓰고 불순 적대분자들을 조직적으로 규합하려던 비밀지하교회 결성 음모를 적발했다"고 밝힌 적도 있다.

북한이 체제 유지의 도구로, 또는 도탄에 빠진 경제를 연명하는 볼모로 종교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1948년 정권수립 후 줄곧 반종교정책을 취해온 북한은 1990년대 들어 '반종교 선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조문을 삭제했다. 아울러 종교건물 신축과 종교의식 허용 등 종교의 자유를 헌법에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런 점에서 봉수교회나 칠골교회 등은 '종교 자유의 쇼윈도'와 같다.

차제에 우리는 북한의 종교 상황에 분연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 특히 교계차원에서 명확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막연한 변화 가능성만 보고 무작정 지원할 것이 아니라, 좀더 냉정하고 용의주도한 시각으로 대북 선교에 임해야 할 것이다.

주님의 인도하심 따라 북한 교회를 지원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 북한이 기독교 탄압국 1위의 오명을 지우도록 다각적인 구상을 해야 한다. 본의가 아니더라도 남한 교계가 북한 당국의 기독교 탄압을 지원하는 모양새가 되어선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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