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간부의 성폭행 시도사건은 민노총 지도부가 도덕적으로 얼마나 썩어있는지를 여실히 말해준다. 여성 조합원에 대한 핵심 간부의 폭력 행사 과정부터 지도부의 은폐·축소·무마 의혹, 안이한 대응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 민노총 지도부가 과연 최소한의 양식을 갖고 있는지 의아스럽다.

피해 여성은 다른 조합원의 부탁을 받고 지난해 12월1일부터 수배 중이던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에게 자신의 아파트를 은신처로 제공한 장본인이다. 이 위원장이 검거되자 민노총 지도부는 이 여성과 만나 경찰에 출두하면 아파트 앞에서 우연히 이 위원장을 만나 숨겨준 것일 뿐이라고 허위 진술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는 한 간부가 이 여성 아파트에 억지로 들어가 성폭행하려 했다. 무슨 의도였는지 모르겠으되, 위험을 감수하고 도피처를 제공한 여성을 욕보인 것이다. 인간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이 사실을 접한 이후 민노총 지도부의 대응방식도 한심하다. 쉬쉬한 채 성폭력을 행사한 간부를 제명조치하면서 피해 여성과 징계수위를 조정하려 했다고 한다. 더욱이 피해자측에 따르면 민노총 지도부는 파문 확산을 우려해 "이명박 정부와 싸워야 하는데 이 사건이 알려지면 조직이 심각한 상처를 입는다"는 논리를 들이대며 피해 여성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해 입을 막으려 했다. 사건 발생 두 달이 다 되도록 민노총이 한 일은 이처럼 피해 여성의 인권을 무시한 행태들뿐이었다.

뒤늦게 사건이 표면화되고 비난이 쏟아지자 어제 민노총 지도부 4명이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민노총은 부랴부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매듭지어져선 안 된다. 성폭행하려 했던 간부는 법대로 처리해야 하며, 민노총 지도부의 조직적 은폐 의혹도 명확히 규명해 법적으로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이 와중에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노조와의 연대를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 관행을 해외로 확산시키려는 의도는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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