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와 집 문제로 우는 엄마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아파서…." 인천의 반지하 단칸방에서 엄마와 함께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김모양의 사연이 사람들 마음을 무겁게 한다. 모녀는 월세 22만원을 낼 형편이 못되지만 교회 신도들로부터 받은 중고 승합차 때문에 기초생활수급대상자도 될 수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제 '129콜센터' 일일상담원으로 나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었다. 129콜센터는 전국 어디서나 129번을 누르면 생계·복지 긴급 지원을 상담받을 수 있는 곳이다. '단칸방 소녀'와 통화했고 최근 택시 기사로 나선 남성에게 전화를 걸어 딱한 사정을 듣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빠진 '신빈곤층'을 찾아내 지원하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생겨난 이른바 신빈곤층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빈곤층으로 전락한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기가 벅찬 실정이다. 이들은 생계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하고 싶지만 일자리를 찾을 수조차 없다. 실직 등으로 위기를 맞는 가정도 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 기준은 현실과 맞지 않다.

정부의 '신빈곤층 보듬기'가 정교하게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65세 미만 건강한 성인에게 월 50만원가량 소득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경기가 좋을 때 해당되던 기준이다. 지금처럼 있던 일자리도 잃게 되는 상황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따라서 한시적으로라도 이 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선정도 좀 더 정확하게 이뤄져야 한다. 여건이 나아보이는데도 기초 수급자 혜택을 받고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정말 어려운 상황인데도 기초 수급자로 선정조차 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 주변에는 대통령과 통화하지 못한 '단칸방 소녀'가 적지 않다. 129콜센터도 더 많이 알려 신빈곤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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