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리 없이 마무리돼 이명박 정부의 2기 경제팀이 이 주부터 본격 가동된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지금 우리 경제가 직면한 상황은 흡사 바람 앞의 등불 그것이다. 그만큼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도 많고 새 경제팀의 순항조차 낙관하기 어렵다.

LG경제연구원은 8일 월별 산업생산증가율, 제조업 평균가동률 등의 지표를 예시하고 제조업 경기 하락세가 1997년 외환위기보다 빠르다고 경고했다. 또 한국개발연구원은 2월 경제동향보고서에서 2차 금융위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화유동성 문제가 다시 불거진다면 실물경제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윤 후보자가 올해 플러스 성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한 배경일 것이다. 아울러 그는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면 준비하겠다고 밝혔고 추경예산 편성도 기정사실로 거론했다. 동원 가능한 수단을 적시에 투입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근본이기에 우리는 윤 후보자의 기본 인식에 공감한다.

문제는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확보다. 1기 경제팀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시장은 이미 병들어 가고 있는데 경제정책 당국은 수치목표만 앞세워 국민과 동떨어진 논리를 폄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데 있었다. 경제동향이 대외변수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상황이니만큼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사실 윤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위기 해법은 확장적 재정정책, 감세, 규제완화를 통한 내수확대책 등 큰 틀에서 보면 1기 강만수 경제팀이 펼쳐온 내용과 별로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같은 정책기조임을 감안할 때 새 경제팀에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윤 후보자가 ‘경제살리기 100일 액션플랜’을 구상한다는 데에는 노파심이 앞선다. 과거 김영삼 정부 초기에 추진되다 사실상 실패했던 ‘신경제 100일 계획’이 우선 떠오른다. 2기 경제팀은 슬로건을 앞세워 정책을 펴기보다 설득의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에 신뢰를 주는 대책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구축,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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