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농성자 20명과 용역직원 7명을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검찰은 그동안의 수사 결과 경찰의 진압작전에 위법행위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경찰 간부들의 무리한 진압 지시나 명령을 밝혀낼 단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고 화재도 농성자의 시너 투기와 화염병 투척이 결합돼일어났다는 것이다. 검찰은 따라서 농성 진압은 정당한 공무집행이었으며 관련 경찰관들에게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 반면 농성자들에게는 엄격한 책임을 물었다. 농성에 가담한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 간부 등 20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및 화염병 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무더기 기소한 것이다.

검찰 발표로 용산 참사에 대한 진상은 대부분 드러났다. 하지만 깔끔한 매듭은 아니었다. 검찰은 화재를 일으킨 시너 투기자와 화염병 투척자를 밝혀내는데 실패했다. 또 사건 초기 적극성을 보이지 않다 시민단체와 언론의 문제제기 이후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도 '부실·늑장수사'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경찰은 이번 발표에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하기보다 자숙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법적으론 '면죄부'를 받았지만 6명 사망의 도의적 책임에서마저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검찰이 경찰 작전의 합법성은 인정하면서도 "사전 준비나 작전 진행상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고 유감을 표한 것도 새겨들어야 한다. 이번 사고를 거울 삼아 경찰은 시위현장 대응 매뉴얼 보완 등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근본적으로 재발을 막는 길은 재개발 사업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다. 지금 같은 허술한 제도 아래에선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어렵다. 용산 참사를 계기로 전국 12개 시민사회단체가 철거민 대책 마련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한 것은 이런 우려를 증폭시킨다.

다행인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철거민 문제를 포함한 재개발 사업 전반에 걸쳐 법과 제도 정비를 강조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세입자 지위 회복, 분쟁 조정 공적기구 설치 등 세입자 배려 정책을 약속하고 있는 점이다. 용산 참사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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