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어제 '용산참사'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 조사 결과 김 내정자에게 법적 책임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지만 6명이나 귀중한 목숨을 잃은데다 농성자측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경찰 총수인 그의 퇴진은 불가피했다고 하겠다.

2005년 11월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시위하던 농민 2명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 40여일 만에 당시 허준영 경찰청장이 물러난 것이다. 허 청장은 퇴임사에서 "사회적 갈등을 경찰관만이 길거리에서 온몸으로 막아내고 그 책임을 끝까지 짊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관행이 이 시점에서 끝나기를 소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끊임 없이 발생했고, 급기야 경찰 총수가 다시 자리를 내놓았다. 이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정말로 끊어 버릴 때가 됐다. 김 내정자가 언급한 대로 용산참사가 한국판 '야스다 강당 사건'이 돼서 시위문화를 전환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시위대 스스로 시위문화를 개선하는 게 절실하다. 불법·폭력 시위를 평화·준법 시위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화염병과 쇠파이프, 새총 등으로 무장한 채 과격하게 시위해야 이목을 끌 수 있고, 이목을 끌어야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수월해질 것이란 사고방식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낡은 유산일 뿐이다.

경찰은 충격이 크겠지만, 향후 공권력을 행사할 때 보다 냉정하고 치밀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용산참사의 경우 공권력을 동원하면서 사전 준비나 진압작전 진행상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는 검찰의 지적을 경찰은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분쟁조정위원회 설치와 재개발 상가 세입자에 대한 우선 분양권 제공 등을 골자로 한 재개발 사업 개선책을 이달 중 확정하기로 했다. 정치권은 더 이상 용산참사를 정쟁거리로 삼지 말고, 제2의 용산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을 보태야 한다. 그것이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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