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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진홍] 소나무 재선충병


소나무를 고사시키는 재선충병은 '소나무 에이즈'로 불린다. 현대 의학의 발달로 에이즈 환자는 잘 관리하면 건강한 사람처럼 생활할 수 있게 됐지만 재선충병 치사율은 여전히 100%다. 그 만큼 산림에 치명적이다.

소나무의 수분 및 양분 통로를 막아 말라죽게 하는 재선충병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05년 일본에서다. 재선충은 번식 속도가 빠르다. 재선충 1쌍이 20일 후면 20만마리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완전한 치료약도, 천적도 없다. 건축 자재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감염된 나무를 베어 옮기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한 번 발생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십상이다.

미국 중국 대만 홍콩 프랑스 포르투갈에서 재선충병이 확인됐다. 중국은 1982년부터 4000만그루의 소나무를 베어냈고, 대만은 아예 주력 수종을 차나무로 바꾸었다. 중국과 포르투갈은 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해 폭 3∼4㎞, 길이 100∼300㎞에 걸쳐 '무송(無松)벨트'를 조성하기도 했다.

이 몹쓸 병이 우리나라에 상륙한 때는 1988년이다. 부산항으로 수입된 일본산 원목을 통해 재선충이 부산 금강공원 내 소나무에 서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울산 경남을 거쳐 전남 경북 제주 대구 강원 경기 그리고 급기야 2007년 서울까지 번졌다. 54개 시·군에서 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가 포착됐다.

재선충병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때는 2005년이다. 무려 56만6000여그루가 감염됐다. 당시 재선충을 막지 못하면 20년 안에 국내 모든 소나무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그 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특별법'이 제정돼 감염된 나무의 이동이 금지되고 방제 예산 및 인력도 확충됐다. 그리고 산림청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총력 대응한 결과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소나무 재선충병이 매년 30% 정도씩 줄어드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2007년엔 우리 정부의 재선충 방제 시스템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산림청은 어제 소나무 재선충병 최초 발생지인 부산 금강공원에서 50여개 시·군·구 관계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소나무 재선충병 5년 내 완전 방제 선포대회'를 가졌다. 2013년까지 재선충을 완전 퇴치하겠다는 '재선충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바란다.

김진홍 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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