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도 놀고먹는다'는 비난 여론에 대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응이 가관이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민주당을 '별종 야당'이라고 비판한데 이어 어제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놀고먹는 것"이라며 민주당을 다시 겨냥했다. 같은 당 홍준표 원내대표도 "놀고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그는 18대 국회 들어 민주당이 100일 이상을 놀고먹었다는 얘기도 했다. 2월 임시국회가 개점휴업 상태인 것은 전적으로 민주당 때문이라는 얘기다.

민주당은 민주당의 논의 거부로 국회 상임위가 사실상 마비됐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발끈했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문광위에서 43개 법안을 법사위로 넘긴 사례를 제시하면서 동아일보 보도에 저의가 있다고 몰아붙였다. 동아일보 출신인 이낙연 의원은 "초등학교 은사님이 후원회장으로 있다가 돌아가셨는데 상임위 일정 때문에 조문을 못했다"며 거들었다. 'MB악법' 처리가 여의치 않자 놀고먹는다고 비난하는 것이라는 역공도 나왔다.

임시국회 상황은 암울하다. 임시국회가 열린 지 열흘이 지났지만 여야가 이번 국회에서 다루기로 합의한 쟁점 법안 27개 가운데 해당 상임위에 상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상임위 전체회의가 오는 19일에나 열린다. 임시국회 회기가 내달 3일까지여서 실질적으로 법안을 심의 처리할 수 있는 기간은 1주일밖에 안 된다. 여야간 이견이 커 회기 내에 쟁점 법안들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 매우 회의적이다.

사정이 이러한 데도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놀고먹는다'는 비판은 듣기 싫은 모양이다. 민주당은 문광위 사례를 꼽았지만 다른 상임위가 가동되지 않는 이유는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 날은 관련 상임위를 전부 열어 법안을 심사하는 게 옳다. 한나라당도 '노는 국회'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야당에 질질 끌려다니는 무기력증은 여전하다. 느닷없이 친이·친박간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과연 있기는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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