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본보가 보도한 '막장드라마 홍수, 막장사회 부추긴다'는 기사는 충격적이다. 드라마를 시청 안한 사람들은 물론 드라마 애호가들조차 이 기사를 보며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개탄했을 것이다. 기사에 소개된 최근 인기 드라마들의 소재나 줄거리, 언어들은 너무나 선정적이고 비윤리적이다.

우리 드라마의 선정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근래는 아예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는 느낌이다. 이혼 자살 낙태 불륜 패륜 출생비밀 같은 소재는 이제 기본이고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아내가 남편을 파멸시키는 등 극한 장면이 예사로 나온다. 청소년 대상 드라마에서조차 성희롱 욕설 학교폭력 청소년비행 같은 내용이 여과 없이 쏟아진다.

일각에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므로 영화처럼 픽션으로 봐주면 그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그것은 TV의 특성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영화와 달리 시청 제한이 없는 TV는 영향력이 다른 매체와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이런 안방매체 특성상 드라마의 내용과 품질을 따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다른 문제는 막장드라마 경쟁에 공영방송까지 뛰어든 점이다. 공영방송이 민영방송과 한 틀에서 경쟁을 벌인다면 굳이 공영방송을 둘 필요가 없다. 공영방송은 그만의 설립 취지에 맞는 프로그램 제작으로 국민의 교양 수준을 높이고 방송문화를 선도해야 할 책임이 있다.

드라마는 잘만 만들면 훌륭한 오락거리요, 한류의 동력이 된다. '대장금' '겨울연가' 같은 드라마에서 우리는 그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막장드라마만 양산해서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막장드라마 제작을 억제하려면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및 제재 강화, 드라마 사전제작 의무화 등 법·제도적 정비와 함께 시청자 시민단체 언론 등의 지속적인 감시와 압력이 필요하다.

시청자들의 일대 각성도 요구된다. 방송사들의 막장드라마 집착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이런 드라마를 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도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안목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방송사들이 무차별 내보내는 막장드라마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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