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그리고 검증 가능하게 폐기할 준비가 돼 있다면 미국은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 휴전체제를 평화조약으로 대체하며 에너지 등 경제 지원에 나설 용의가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14일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연설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대북 화해 메시지의 골자다. 클린턴 장관은 대북 경고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최근 계속된 북한의 대남 도발 위협의 책임이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는 것과, 부시 행정부가 방치했던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부시 행정부가 강조했던 북한 인권과 일본인 납치 문제도 거론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의도대로 끌려 다니지 않을 것임을 확고하게 시사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비해 오고 있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 발사 감시 전용 RC-135S 코브라볼 정찰기 3대 중 2대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했다는 산케이신문의 어제 보도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북·미 직접 대화 의사를 피력했을 정도로 협상에 적극적이다. 다만 저변엔 북한이 직접대화에 필요한 상식선의 전제조건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 깔려 있다.

공교롭게도 클린턴 장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생일인 오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4개국 순방길에 오른다. 클린턴 장관은 아시아를 첫 방문지로 택한 이유로 "미국 미래의 상당 부분이 아시아 국가와의 관계에 달렸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중엔 물론 북한도 들어간다.

그렇다고 북한이 아직도 오바마 새 행정부에 대해 지나친 기대나 환상을 갖고 있다면 지금 떨쳐야 한다. 오바마는 막무가내로 대북 몰아세우기에 골몰했던 부시와는 질적으로 다르지만, 그렇다고 결코 호락호락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북한이 허풍으로 가득찬 무력 도발 태도를 버리고 진솔한 자세로 협상에 임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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