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1월말 국무회의에서 8·31 부동산 대책 입안자 30명에 대한 '영예 수여안'이 통과됐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데 공헌했다면서 당시 재정경제부 공무원 등에게 훈장과 포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을 무더기로 준 것이다. 하지만 8·31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값은 급등했다. 노무현 정부가 훈·포장이라는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었다.

이와 유사한 일이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 물가는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 그럼에도 지난해 12월 물가관리를 잘했다면서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공무원을 비롯한 20여명에게 훈장과 포장 등을 수여한 것이다. 재정부도 낯이 뜨거웠던지 보도자료를 배포했던 예년과 달리 이번에는 보도자료를 내지 않은 채 쉬쉬했다. 뒤늦게 사실이 알려지자 10년 전부터 운영해온 상이라고 해명했다.

한마디로 국민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면구스러운 공무원들만의 포상 잔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에 있는 공무원들이 매년 주던 상이니까 물가가 뛰어도 어김없이 상을 받아야겠다는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소가 웃을 일이다.

공무원들의 분별없는 포상 잔치는 서민들의 상실감과 배신감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포상을 철회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옳을 듯하다. 감사원이 이번 포상 및 포상자 결정 과정을 조사한 뒤 그 내용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다.

차제에 공무원 위주의 나눠먹기식 상훈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상훈법에 명시된 서훈 대상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나 외국인으로서 대한민국에 공로가 뚜렷한 자'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훈·포장의 경우 80%가 공무원들에게 주어지고 있으며, 일반 국민의 수여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라고 한다. 이러한 불공평을 바로잡아야 한다. 별 탈 없이 수십년간 공직에 근무하다 퇴임하게 되면 일률적으로 훈장이나 포장을 주는 방식도 이제 손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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