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 단위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뒤처지는 학생 없는 학교 만들기'를 위한 첫 단추가 꿰어진 것이다. 이번 발표로 그동안 추측만 해왔던 지역 간 학력차를 16개 시·도별, 180개 지역 교육청별로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평가는 전국 학교 현장의 학업성취도를 상세히 드러내 정부 교육정책 수립에 좋은 자료가 될 듯하다. 또 학생과 학부모들에겐 올바른 교육정보와 학교 선택권을 주는 계기가 되고 교육청과 일선 학교들에겐 큰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가 결과는 그간의 공교육 평준화 정책이 하향평준화로 귀결되었음을 보여준다. 전국적으로 기초학력미달자가 초등학교 6학년 2.4%, 중학교 3학년 10.4%, 고등학교 1학년 9.0%에 달한 것은 평준화 정책의 실패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런 가운데도 교육 책임자들의 리더십으로 뛰어난 학업성취도를 보인 학교들이 있어 주목된다. 전북 임실군이 대표적이다. 임실교육청의 경우 초등학교 6학년 기초학력미달자 비율이 국어 0.8%, 사회 0%, 수학 0.4%, 과학 0%, 영어 0%로 전북은 물론 전국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교육장과 학교장이 "자녀들의 학력을 학교가 책임지겠다"며 학부모들을 설득해 전 학교가 매일 6시까지 방과후 학교 등을 운영하고, 전국 최초로 지역교육청 주도 영어체험학습센터와 생활관을 만들어 교육한 것이 주효했다. 시골 학교라도 교육 책임자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으면 얼마든지 대도시 학교들과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보다 제주 전북 부산 등 지방 교육청이 선전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번 평가를 계기로 기초학력미달 학생들을 위한 특별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 시험 관리의 미흡으로 평가의 신뢰성을 의심받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주의하고, 우수 학교와 교사에 대해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각 교육청과 학교들도 이번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여 미비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살려가는 모멘텀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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