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들의 달러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외화채권 발행 때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추가하는 가산금리가 지난달 말 5%대 초반에서 지난 주말 5%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이에 외화 차입을 꾀했던 은행들이 외화채권 발행을 연기하는 지경이다.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안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동유럽 국가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경색되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당장 원화 가치가 연일 급락하고 있다. 1월 말 현재 1년 미만 단기 외채와 올해 안에 만기도래하는 장기 외채를 합한 유동 외채가 2271억달러로 외환보유액 2017억달러보다 많다는 점이 큰 원인이다.

다음달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약 100억달러에 대한 만기 연장과 더불어 신규 외화 차입을 늘리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만기 연장이 되더라도 중장기 차입이 단기 차입으로 차입조건 자체가 나빠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외화 유동성 위기가 단기간에 걸쳐 계속적으로 반복될 위험성도 있다.

차입 조건 변동 없이 만기 연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과 함께 금융 외교를 통해 한·미 및 한·일 통화스와프의 폭을 늘리는 데 힘써야 한다. 특히 한·일 통화스와프는 지난해 12월 2조8000억엔(약 300억달러) 규모로 합의됐으나 그 규모를 더 늘리는 쪽으로 추가 협상을 벌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통화스와프로 조달한 엔을 국제 시장에서 달러로 바꾸면 국내 외화 유동성 확보는 물론 일본 정부가 바라는 엔고 완화 대책에도 도움이 된다. 국제금융위기에서의 한·일 공조란 이런 걸 뜻하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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