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비난하면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없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어제 한·미 외무장관회담에서 밝힌 입장은 단호하면서도 실용적이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가진 이 회담 직전엔 "북한의 거듭된 도발적 발언에 겸허하게 잘 대처해온 한국정부에 지지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통미봉남을 용인하지 않고, 대북 관계를 한·미동맹의 공고한 틀 위에서 설정하겠다는 오바마 정부의 확고한 방침을 거듭 천명한 셈이다.

클린턴 장관이 방한 직전 서울행 전용기내에서 북한이 조만간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 문제와 관련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도 한·미공조 아래 비상계획 수립 필요성을 고려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핵보유를 결코 용인할 수 없고,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 위협 등 대외 무력행동 징후와 관련,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조건없이 조속히 남북대화에 응해야 한다는 데 양국 장관이 견해의 일치를 본 것도 주목된다. 클린턴 장관은 한승수 총리와의 회동에서도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핵 불용 원칙에 따라 6자회담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북핵 폐기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성향의 오바마 행정부가 자칫 부시 행정부보다 느슨한 대북정책을 펴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최근 미 정부 일각에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표현해 불거졌던 논란을 한꺼번에 불식한 대목들이다.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한·미동맹을 21세기 미래지향적 전략동맹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관계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 점도 이번 회담의 귀중한 성과다.

이제 북한이 취할 자세는 명확해졌다. 미사일 발사 및 무력도발 징후 과시, 대남 협박 등 강경 행태로 한·미 양국을 긴장시키겠다는 발상은 더 이상 통할 수 없게 됐다. 조속히 대화의 마당으로 나와 지구촌 현안인 핵과 미사일 처리방안을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을 북한당국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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