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 이수율 4위. 고등교육의 질 53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지난해 발표한 '세계 경쟁력 평가'에 나타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현주소다. IMD 평가의 대상은 55개 국가였다. 고등교육을 받는 학생 비율은 선두권이지만 그 질은 꼴찌 수준이라는 얘기다.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나라 전체 347개 대학 중 사립대학은 296곳으로 85%나 된다. 사립대가 우리 고등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대적인 셈이다. 그런데도 이 가운데 제 역할을 못하는 사립대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단이 각종 부정이나 비리에 연루돼 있는가 하면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대학도 있다. 사학을 운영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이 취약한 경우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정부가 사립대 통폐합·퇴출을 위한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본보 20일자 보도). 정부는 이번에야말로 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확실한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사립대 구조조정은 과거 정부에서도 추진됐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흐지부지됐다. 해당 사립대 등의 조직적인 반발이 원인이었다.

그런 만큼 이번에는 그 같은 반대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내에서 검토하고 있듯 사립학교법인을 일반 공익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일반 공익법인은 사립학교법인과는 달리 학교 건물과 부지를 이용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

정부는 정리 대상 사립대 선별 기준을 마련할 심의기구부터 만든다는 계획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물론 법률·회계 등 각계 전문가들을 이 심의기구에 참여시키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사립대 구조조정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나 예산 확보 등을 위해선 국회도 여야를 떠나 힘을 보태야 한다. 지난해 정원을 채우지 못한 131개 대학 가운데 124곳(94.6%)이 사립대였다는 사실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학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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