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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종 칼럼] MB 정권 2년차와 민주당

[백화종 칼럼] MB 정권 2년차와 민주당 기사의 사진

최근 시사저널의 여론조사에서 지금 투표하면 이명박 대통령(MB)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7.4%만이 그러하겠다고, 59.7%는 안 하겠다고 답했다. 대선 때 MB는 48.7% 지지를 받았다. 또 MB를 지지한 사람들에게 계속 지지하겠느냐고 물은 데 대해 절반이 안 되는 44.7%만이 그러겠다고 답했다. 이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많은 사람이 MB에게 표를 준 걸 후회하고, 지금 투표하면 그는 대통령이 안 된다는 얘기가 된다.

상황을 그 때로 되돌려 다시 대선을 치르면 차점자로서 대안이어야 할 민주당의 정동영 후보가 당선될까. 선거라는 게 너의 손해만큼 나의 이익인 제로 섬 게임이라는 논리대로라면 MB 표가 옮겨와 정 후보가 반사이익으로 대통령이 되는 게 맞다. 그러나 이를 수긍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현 민주당 내 다른 어떤 인물이 나서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권 지지율이 바닥이어도 민주당 지지율은 그 반 안팎이다.

반사이익도 못 누리는 까닭

왜일까. 많은 국민에게 각인된 노무현 정권의 부정적 잔영, 정책 대안 부재와 반대를 위한 반대당이라는 이미지, 급진 좌파에 끌려가는 것 같은 모습 등 수없는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기자는 리더십 부재를 그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싶다. 따지고 보면 위에 든 이유들도 모두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구각을 벗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만한 리더십이 없기 때문에 전 정권의 잔영을 못 씻고,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리더십이 없기 때문에 이유 있는 반대를 해도 무조건 반대하는 것으로 비치며, 의사 결정에 리더십이 주체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장외 급진 세력에 얹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물론 과거 김영삼 김대중씨가 야당을 하던 시대보다 지금 야당하기가 훨씬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 때야 권력의 탄압 때문에 몸은 고달팠어도 오직 민주화 투쟁만 하면 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념이 다극화되고, 국민의 요구와 갈등도 훨씬 복잡해졌으며, 영웅은커녕 지도자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두 김씨는 목숨의 위협을 무릅쓰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민 다수가 공감하고 따라오는 어젠다(의제)를 설정해 야당뿐 아니라 재야까지도 끌고 갔었다.

정 대표는 라이벌을 모셔라

그리고 정치에서 흥행적 요소를 무시할 수는 없다. 정치란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지지율 게임이기도 한데 여기서 관중의 흥미를 끌지 못하면 패할 수밖에 없다. 흥행엔 스타가 필요하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고 관중을 사로잡을 스타가 있어야 한다. 스타는 여러 명일수록 좋다. 애들만 싸우면서 크는 게 아니다. MB도 박근혜와 싸우면서 컸고, 오바마도 힐러리 클린턴과 싸우면서 컸다. 김영삼과 김대중씨도 마찬가지였고. 유감이나 지금 민주당엔 국민의 기대를 모으고 흥미를 끌 만한 대스타가 없다.

이 얘기는 기자만 하는 것도 아니고, 기자가 이번에 처음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마침 MB 정권이 2년차를 맞고, 차제에 정권뿐 아니라 야당도 환골탈태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시 하는 말이다. 특히 4월 국회의원 재보선은 민주당이 탈바꿈하는 데 좋은 계기가 아닌가 싶다. 정세균 대표는 민주당의 대여 투쟁력 강화와 흥행을 위해서라도 이번 재보선에 최소한 자신과 라이벌이 될 만한 스타급 인물들을, 가능만 하다면 신인들로, 모시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가깝게는 정 대표의 그릇을 말해주고 멀리는 그가 그들과 싸우면서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만들어줄 것이다.

전무이사 大記者 wjba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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