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추락세가 심각하다. 동유럽에서는 10년 전 아시아가 겪었던 외환위기 징후가 점점 짙어지고 있고, 미국에선 상업은행의 국유화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9일 올 세계경제 성장률이 0%에 바짝 다가설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세계금융 부문의 불안이 실물로 연계되고 있어 가뜩이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로선 우려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IMF의 올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 -4%에서 더 낮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역 시장 경색은 실물경제의 주축인 수출기업을 위축시키고 이는 다시 금융 부문 불안으로 전이될 수도 있다.

다행히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로 33.8%나 줄었던 수출이 2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4% 늘었으며 무역수지도 약 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원화가치 하락세가 수출 증대와 수입 억제를 낳았으며 원유가 하락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교역 시장 위축에 대응해 내수 시장을 늘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당연한 지적이고 앞으로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문제는 수출 위주 경제구조가 하루아침에 바뀌기 어렵다는 데 있다. 결국 현 단계에서 우리 경제에 필요한 것은 내수 확대 정책 노력과 더불어 수출 위축을 전략적으로 완화시키는 지혜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어제 '주요국의 경기부양책 활용방안' 보고서를 통해 국가별 경기부양책의 특성을 고려한 수출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의 총 경기부양 규모는 2조6000억달러나 된다. 나라마다 부양 사업의 초점이 달라 차별화된 전략이 요청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소비 진작책은 공통적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은 인프라 재건에, 일본과 EU는 사회안전망 확충에 중점을 둔다. 경기부양정책의 수혜가능 제품 및 업종에 대한 수출공략 강화가 수출을 늘린다는 얘기다. 수출기업과 정부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수출 확보는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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