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아줌마·아저씨들의 농익은 개그 안방 웃음소리 확 달라졌네 기사의 사진

"불고기, 삼계탕, 연기 학원, 프로덕션 등 하는 사업마다 실패했어요. 또 우리 집에 화분 70개가 있는데요." "화분 사업도 하신 거예요?" "아니요, 모두 개업 축하 화분인데요." (KBS2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에 출연한 이봉원의 개그)

최양락 이봉원 박미선 이경실 등 아줌마 아저씨들이 30∼40대 시청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따금 활동해오던 '줌마테이너'(아줌마+엔터테인먼트)와 오랜만에 복귀한 아저씨들이 '독설 개그'로 점철됐던 예능계를 훈훈하게 데우고 있다.

이들의 귀환은 독한 개그에 식상해진 시청자 덕분이다. 호통, 독설, 막말에 지친 시청자에게 이들의 인생 경험과 삶의 연륜에서 비롯된 웃음이 먹힌 것이다. 또 2008년을 주름잡았던 '패밀리가 떴다' '1박2일' 등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 대신 토크쇼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주요 이유다. 박미선은 '해피투게더 3', 최양락은 '야심만만 2' 등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다.

중년 개그맨이 주는 웃음은 오랜 시간 배어난 '숙성 개그'로 분류된다. 동료 개그맨 사이에서 벌어진 추억, 전성기와 추운 시절을 거치면서 생긴 굴욕 사건 등이 이들의 자산이다. 대중목욕탕에서 때밀이 아저씨가 정성껏 때를 밀다 젖꼭지가 너덜거렸다는 최양락의 '젖꼭지 개그'는 생활에서 비롯된 웃음이자, 산전수전 겪으면서 삶을 여유롭게 받아들이는 중년의 힘이다.

반면 상대방을 몰아세우는 김구라 윤형빈의 '독설 개그', 약점을 들춰내는 '깐죽 개그', 안하무인식의 '호통 개그'는 새 단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개그 콘서트'에서 비호감 캐릭터로 인기를 얻고 있는 윤형빈은 "독설 개그도 일종의 유행이다"며 "당분간 비호감 캐릭터가 유지되겠지만 시청자에게 새로운 독설 개그를 선보일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타인을 비방하기보다, 남이 하기 어려운 말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 주는 존재로 리모델링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년 개그맨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지는 숙제로 꼽힌다. 콩트 연기에 익숙한 세대인 만큼 최신 예능계에 적응하기 위해서 쌓아왔던 에피소드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중앙 집중형 원맨쇼뿐 아니라 '라디오스타' '명랑히어로'처럼 동료 개그맨의 입담에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있어야 예능계의 절대 강자가 된다는 게 방송가의 전언이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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