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보다는 일자리 유지와 나누기 등 공존공생을 위한 노력과 함께 노사민정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가 어제 발표한 노사민정 합의문 중 일부다. 지난 2일 출범한 비상대책회의가 그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해 대타협을 이뤄낸 것은 위기 극복을 위한 공감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도 각 경제주체가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고통을 분담키로 한 대목은 주목을 끈다. 노측이 불법파업을 근절하고 파업을 자제하기로 한 데 대해 경영계는 부당노동행위를 없애기로 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임금 동결·반납·절감을 통해 마련한 재원을 하청업체와 협력업체에 적극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도 유례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추경 예산으로 합의가 이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같은 합의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인한 노사정 대타협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경제 위기가 노측이나 기업 또는 정부 어느 한 쪽의 힘만으로는 뛰어넘기 벅차다는 방증이다. 비상대책회의 공동의장인 김대모 노사정위원장이 "노사정 외에 시민단체와 종교계 대표, 법조계,언론계, 학계 등이 동참해 11년 전보다 참여 폭이 넓어졌다"며 "온 국민이 이에 힘을 합했으면 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과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이 모두 이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 전대미문의 위기인 만큼 이번에는 민주노총도 노사민정 합의에 동참해 주기를 바랐지만 1999년 노사정위에서 탈퇴했던 당시와 크게 바뀌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민주노총은 이번 위기를 넘긴 뒤 "그때 뭐했느냐"는 물음에 어떻게 대답할지 궁금하다. 이에 따라 노사민정 합의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 감소에다 내수 위축까지 겹친 위기 상황에서 이번에 이뤄낸 대타협은 참으로 소중하다. 이번 합의의 주체들은 구체적인 내용을 이행하는 데 한 치의 흐트러짐도 보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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