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이만저만 아니다. 소속 공무원이 장애인 보조금 26억원을 횡령했던 서울 양천구청에서 지난해에도 한 공무원이 공금 1억6400만원을 빼돌린 사실이 밝혀졌다. 또 안산시 공무원 등 3명은 2100만원 어치의 쓰레기 봉투를 상납받아 되판 돈을 챙겼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이런 보도를 접하는 심정은 씁쓸하기 짝이 없다. 지금은 온 국민이 실직 폐업 소득감소 부채증가 등으로 고통을 겪는 경제난국이 아닌가. 이런 시기에 상대적으로 고용과 소득이 안정된 공무원들이 저지르는 각종 비리에 국민들은 분노가 치밀 것이다.

최근 사례들은 죄질도 매우 불량하다. 장애인 보조금을 부풀려 횡령한 것, 하이서울장학금과 청소년문화센터보조금을 빼돌린 것 등은 단순 비리의 차원을 넘어선다. 하이서울장학금을 횡령한 것은 특히 개탄스럽다. 이 돈은 학비 때문에 고교를 중퇴하는 저소득 가정 학생들을 졸업이라도 시켜주고자 서울시가 산하 SH공사의 수익금으로 어렵사리 마련한 돈이다. 이런 돈을 해당 고교생들에게 지원하지 않고 가로챈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안산시 공무원들의 비리는 그 수법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들은 금전 상납이 주는 적발 위험성을 줄이려고 쓰레기 봉투 제작업체로부터 쓰레기 봉투를 추가 납품받은 뒤 이를 소매업체에 되파는 방식으로 금품을 챙겼다. 공무원들의 비리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반면 정부와 지자체의 내부 통제 시스템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이번 사례에서도 드러났듯 해당 기관이 비리공무원의 명예퇴직 후에야 비리사실을 인지하거나 감사원 감사를 통해 비리를 알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많은 국민은 이번 사례들이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믿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복무기강 점검단' 구성, 감찰인력 증원, 특감 실시 등 대응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들은 그 이상의 근본대책을 요구한다. 내부통제의 과학화와 정보화, 관련 기관 전산자료 연계활용 등 종합적이고 선진적인 감사·조사 시스템 구축을 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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