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그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가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 사건들의 재심 시한을 현행 '30일 이내'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다. 보상심의위에 의해 이미 민주화운동으로 굳어진 사건들을 재심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자는 것이다.

대상은 보상심의위가 사법부의 유죄 판단과 배치되는 결정을 내린 사건들이다. 1989년 학내 문제로 일어난 시위에서 시너와 화염병으로 경찰관 7명을 사망케 한 부산 동의대 사건이 대표적이다. 법원이 주동자들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 사건을 2002년 보상심의위는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해 보상금까지 주었다. 경찰 유족들은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는 '당사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그러나 재판관 일부는 "폭력적 범죄행위를 적극적으로 저지른 가담자들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해 법집행 과정에서 생명을 희생한 경찰관과 유족의 사회적 명예를 훼손했다"고 반대의견을 냈을 만큼 재심 여지가 충분하다.

보상심의위는 국가와 민주주의를 부정한 사람들까지도 민주화운동자로 둔갑시켰다. 1970년대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에 대해 대법원은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북을 찬양하며 북과의 연계를 시도한 반국가단체"라고 판결했으나 보상심의위는 "박정희 정권에 저항해 실질적으로 민주화운동을 했다"며 관련자들을 민주화운동자로 인정했다. 법원이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구성된 반국가단체"로 판단한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로맹)의 핵심 멤버 백태웅 박노해씨도 면죄부를 받았다.

보상심의위의 결정들은 국가에 저항한 사람이면 무조건 영웅시하는 그릇된 풍조를 만들었다. 행정처분에 불과한 결정이 대법원 위의 제4심 역할을 한 것도 잘못이다.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여당으로서 이 법을 성립시켰지만 개정안을 반대할 일이 아니다. 폭력사건이 민주화운동으로 둔갑하고, 어제의 간첩이 오늘 영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진짜 민주화 운동가들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가짜는 가려내야 한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