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폭행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주의에 대한 야만스런 정치테러로 규정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반면 좌파성향의 시민단체들은 폭행하지 않았는데 전 의원이 쇼하고 있다면서 반(反)정부 투쟁의 소재로 삼으려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용의자 4명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소명부족으로 기각돼 양측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사건은 전 의원이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된 동의대 사건 등에 대해 재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민주화운동보상법 개정안을 마련하자 관련단체 회원들이 반발해 시작됐다. 동의대 사건에 연루됐다가 민주화운동자로 인정받은 아들을 둔 부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공동대표 이모씨 등이 지난 27일 전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동의대 사건 재심 철회' 기자회견을 가진 뒤 국회를 항의방문했다가 전 의원과 마주치면서 사달이 난 것이다.

양측 주장은 여기서부터 너무 다르다. 각막 손상과 전신 타박상으로 입원 중인 전 의원은 이모씨가 욕설과 함께 "눈을 뽑아버려야 돼"라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찔렀고, 다른 여성 5∼6명도 가세해 무차별 폭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모씨는 "밀친 사실은 있지만 때리지는 않았다"고 부인했고,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씨 말을 토대로 "전 의원은 쇼를 당장 그만두라"고 맞섰다.

폭행 장면이 CCTV에 잡히지 않아 사건의 정확한 전말을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회까지 찾아가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저지하려 했다는 것 자체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전 의원에 따르면 사건 발생 전날에도 좌파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의원회관 사무실로 찾아가 민주화운동보상법 개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는 이들이 할 도리가 아니다.

이번 사건이 좌우파의 대결로 이어져선 안 된다. 이를 위해 검찰과 경찰은 수사력을 총동원해 조속한 시일 내에 진상을 명백하게 규명해야 할 것이다. 국회는 의원들이 소신껏 입법활동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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