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면 황사보다 더 나쁜 뉴스가 전해진다. 대학생들의 음주사고다. 꽃 피는 봄날에 꽃보다 아름다운 청춘이 어이없이 꺾이는 것이다. 지성 집단에서 일어나는 사고이니 학부모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다. 술로 인한 대학생 사망 사고는 매년 2∼3건씩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각종 환영 행사가 열리는 학기 초에 집중된다.

올해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어제 새벽, 강원도의 한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인천 모대학 신입생 환영회에서 김모군이 술에 취해 콘도 베란다에서 실족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2학년인 김군은 전날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경까지 무려 6시간 동안 100여명의 신입생과 술을 마셨다. 게임을 해서 진 학생은 벌주를 마셨고, 방마다 돌며 폭탄주까지 밤새 들이켰다고 한다.

학교 구성원끼리 단합을 도모하는 자리에 약간의 술이 빠질 수야 없다. 문제는 주량에 관계없이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하는 분위기다. 특히 새내기들은 술에 대한 적응력이 채 생기기도 전에 사발주, 파도타기 등 폭력적 형태의 술마시기를 강요당한다. 이 때문에 술을 기피하는 학생의 경우, 행사를 마친 뒤 유대가 강화되기는커녕 그런 문화를 혐오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연세대 원주캠퍼스가 음주없는 신입생 행사를 했다는 소식은 그래서 신선하다. 지난달 말 3박4일간 오리엔테이션을 가진 이 대학 신입생 1400여명은 "술을 마시지 않으니 정신이 맑아지고 대학생활에 대한 신실한 계획을 세울 수 있어 좋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총학생회와 일부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학생활을 지나치게 구속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으나 대부분의 학생이 음주에 반대해 관철시켰다고 한다.

이런 움직임이 다른 학교에도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대학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꼭 술로 만들 필요는 없다. 그릇된 음주행태가 전통의 이름으로 대물림되는 것을 더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지적이면서도 낭만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건전한 대학문화를 일구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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