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국가들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주식·외환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가라앉았던 3월 위기설이 다시 피어오르는 듯하다.

외환시장에 환투기 세력의 개입이 의심되고 있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세가 달러 매수세로 이어진 탓이다. 외국자본의 한국 이탈이라는 ‘셀 코리아’ 흐름이 환율 폭등, 주가 폭락을 야기한 셈이다.

최근 셀 코리아의 배경에는 몇몇 해외언론들의 한국경제 폄하가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을 17개 신흥국 가운데 남아공 헝가리에 이어 세 번째로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평가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의 단기외채 만기 연장 가능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물론 나름대로 근거는 있다. 동유럽에 투자한 서유럽 금융기관들이 유동성확보 차원에서 자본을 회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에 유입된 서유럽 자본의 동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현재 한국의 외채규모 3662억달러 가운데 57%가 유럽계 은행 자금이었다. 이에 덩달아 일부 해외 투자은행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는 등 한국에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그들의 지적을 부인만 할 뿐이다. 동유럽에 투자된 한국의 금융자본은 19억달러에 불과하다거나 동유럽에 금융위기가 발생해도 국내에서 서유럽 자본은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며 외환보유액이 2015억달러나 있어 별 문제가 아니라고만 한다.

설혹 해외언론의 평가가 근거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지표를 내세워 적극 반론을 펴고 우리의 확고한 대응책을 펼쳐내보여 논란을 잠재우려는 노력이 아쉽다. 정부 정책과 경제 현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리는 해외홍보 체계에 문제가 있다면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한·일 통화스와프의 규모 확대 및 기간 연장, 구조조정 등과 같은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외환·금융시장의 안정책 확보에 힘써야 한다. 우리 경제에 대한 왜곡 정보가 해외시장에 난무하는 한 셀 코리아의 인식은 소리 없이 확산될 것이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