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성장률이 1998년 외환위기 직후와 견줄 만큼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어제 민간 연구기관들은 올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5%대에서 최하 -8%대에 이르리라고 관측했다. 경기가 지난해 4분기에 -3.4%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1분기 이후의 경기 동향이다. 당초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경기가 올 하반기에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봤지만 지금은 의견이 제각각이다. 미국 경기의 회복 지체, 동유럽발 2차 금융위기 가능성, 그로 인한 국내 외환·금융시장의 동요 등 내외의 돌발변수가 속출하며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분명한 것은 현재 경기가 급락 중이며 회복 시기가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경기 급락은 고용시장을 악화시켜 서민가계를 위협할 뿐 아니라 신빈곤층을 양산하는 주범이다. 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실업급여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고 특히 올 1월에는 40대 신청자가 그 반을 차지했다.

그만큼 경기부양이 시급하다. 대규모 재정 정책이 요청되는 까닭도 여기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경기부양에 필요한 추경예산 규모 및 추경 편성의 우선 순위 등을 막판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추경은 규모와 발상의 과감성이 요청되며 신속한 편성·투입이 생명이라는 점을 당정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추경예산은 흔히 국채 발행으로 조달되므로 국가채무가 늘어나 차세대에 부담이 된다. 이 때문에 추경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없지 않다. 하지만 재정 투입이 절실한 위기 상황에서 추경 규모가 충분치 못하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미래의 재정 건전성 이상으로 당장 국민의 살림살이가 큰 탈 없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추경예산 규모를 50조원으로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의 재정투입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은 당정이 귀 기울일 만하다. 아울러 추경예산 지출과 관련해서도 당장 급한 것은 저소득층 지원과 일자리 대책이라는 점을 명심해 추경의 타깃팅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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