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지적하고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일부에서는 '심각한' 같은 수식어가 새로 포함된 것 등에 비추어 지난해보다 문제 제기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작년과 대동소이하다는 입장 표명과 함께 달라진 표현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현 정부가 이전 좌파 정부들과 달리 북한 인권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이 세계 최악으로 꼽힐 만큼 비참한 형편임은 천하가 다 안다. 이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넓게는 같은 인류로서, 좁게는 같은 민족으로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는커녕 스스로 문제 제기의 수위를 조절하는 등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

물론 북한은 인권문제란 게 아예 없다고 강변한다. 또 북한 정권을 추수(追隨)하는 국내 친북파는 일부 탈북자들의 '과장'을 들어 사실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쩌면 탈북자들의 일부 증언에 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 주민의 인권이 보편적 기준에 훨씬 못미친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북한 체제만 봐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하는 언론과 표현, 주거이전의 자유를 부인하는 게 북한 체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권문제만 나오면 경기 들린 것마냥 난리를 치는 북한 당국의 반응은 뭘 말하는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 아닌가.

다만 정부로서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임은 짐작할 수 있다. 남북관계 악화 가능성이다. 당장 북한은 한국 정부의 이번 인권개선 촉구에 '대결과 증오를 부추기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북한 주민의 참혹한 인권 상황에 더 이상 소극적으로 대처해선 안된다. 인권 개선을 통한 북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 없는 남북 상생 공영은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