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포럼―김성동] 방치된 유아교육 기사의 사진

사람의 두뇌는 만 5세 이전에 약 80%정도까지 발달하고 사람 됨됨이를 나타내는 인성의 골격인 인격의 기본 틀도 이때 90% 정도까지 형성된다고 한다. 어느 외국 학자는 뇌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발표하면서 "지금 유아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 가정이나 국가는 앞으로 15년 후 쯤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농경사회 시절 아이들 대부분은 대가족·다자녀의 구조 속에서 기초 생활 습관을 익히고 인간관계의 기본을 배우며 유아기의 발달과업을 자연스럽게 닦아 왔다. 하지만 산업화와 더불어 핵가족·소자녀의 구조로 바뀌고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높아지고 결손가정이 늘어나면서, 가족에 의한 사회화 기능이 약화되었다. 게다가 자극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정보가 범람하는 영상매체 시대에 이르자 제도적인 유아교육의 필요성이 크게 제기되어 왔다.

5세 이전에 인격 거의 형성돼

유아교육은 아이들로 하여금 기초 생활 습관을 형성하도록 하여 한 인간의 전인적 성장과 발달의 바탕을 마련함으로써 자아를 실현하고 민주 시민으로 성장해 갈 수 있는 교육의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시기에 도덕교육과 예절교육의 기초가 집중적으로 잘 이루어지면 아이들은 성장과정 내내 착실한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식당에서 마구 뛰어다니고 친구들을 괴롭히며 자신 외에는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모습 등은 대부분 이 시기의 교육을 받지 못하였거나 잘못 받은 결과라고 보아도 크게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최근 교육투자의 회수율에 관한 연구 결과도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즉 사람의 전 생애의 교육 중에서 유아기의 교육투자가 최고의 인적자원 투자 수익률을 보이며 특히 성인기보다 16배 정도의 높은 투자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아교육 기회의 제한성과 높은 교육비 등 유아교육의 부실 현상이 저출산율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자 선진국들은 유아교육을 보편화하는 데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1970년대부터 발 빠르게 유아교육을 학교교육으로 개편하고 무상교육으로 추진하기 시작하여 이제는 90% 이상의 회원국들이 유아교육을 무상교육화하였다. 출산율이 최하위였던 프랑스는 100%, 일본은 80%, 미국은 70% 정도의 유아교육 취원율에 이르고 있다.

세계 경제 규모 제 13위인 한국의 유아교육 현주소는 어디쯤인가? 2007년도 국가 교육예산 30조원 중에서 유아교육예산은 2143억원으로서 1%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만 3∼5 세인 적령아이들의 유치원 취원율은 30%에 불과하다. 유아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의 50%는 사립 유치원에 다니고 30%는 국공립 유치원에 다닌다.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나머지 아이들은 미술 학원 등 유사 유아 교육기관에 다니고 있다. 학부모가 매월 지출하고 있는 교육비가 사립유치원의 경우 50만∼100만원에 이르고 국공립의 경우 약 3만3000원이며, 학부모들의 약 60%는 자녀의 유치원 교육비를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다.

유아도 공교육 대상으로 해야

유아의 발달단계에 맞게 국가가 제정한 교육과정을 제대로 준수하여 교육하는 국공립 유치원과 달리 대부분의 유치원에서는 학부모의 요구라며 문자 교육은 물론, 영어교육까지 실시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유아교육의 현실이다. 유아교육을 학교교육으로 개편하여 공교육화하고 아울러 의무교육화하는 등 유아 교육 기회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교육과정 운영을 정상화하는 등 특단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인구 대비로 외국에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내며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고 사교육비가 공교육비를 훨씬 웃도는 교육열의 나라요 인적자원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생애교육의 출발점인 유아교육을 이처럼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김성동 교육과정평가원 前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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