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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박동수] 언론의 공정성


현대적 언론은 17세기 초 영국의 커피점 같은 곳에서 출발했다. 커피점 주인들은 여행자들로부터 활발한 대화를 이끌어내는 호스트 역할을 했고 여행자들은 그들의 견문을 커피점 카운터에 비치된 '일지'(log book)에 기록했다. 이 일지를 토대로 1609년 경 최초의 신문이 태어났다. 몇몇 인쇄업자들이 커피점에서 선적 뉴스, 가십, 정치 논쟁들을 수집해 종이에 인쇄하기 시작한 것.

신문이 나오자 '대중의 의견'(public opinion)이라는 새 현상이 생겨났고 18세기초 신문 제작자들은 언론 이론을 만들어 나갔다. 초기엔 진실성을 언론의 최고 가치로 여겼다. '사람들에게 진실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대중의 복지에 공헌하는 것'을 언론의 핵심 목적으로 본 것이다.

이후 언론 이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다. 20세기엔 영상매체까지 가세하면서 이론은 더욱 다채롭고 정교해졌다. 이런 변천 속에 확립된 저널리즘의 주요 원칙 중 2가지만 꼽으라면 사실성과 공정성이다. 특히 공정성은 언론보도 원칙에서 핵심으로 통한다. 언론학자인 로젠그린은 공정 보도의 원칙으로 사실성 관련성 중립성 균형성을 들면서 특히 균형성을 강조했다. 이는 기계적 균형을 뜻함이 아니다. 균형성은 보도의 양과 질 모두에서의 균형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실성과 균형성이 잘 어우러져야 공정 보도를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공정성이 중요한 이유는 언론의 사회적 공론장 역할 때문이다. 공론장은 독일의 사회철학자 하버마스가 주창한 개념이다. 그는 민주주의의 진보를 위해선 공동체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며 이는 대중매체 같은 공론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언론은 여러 당파성을 지닌 구성원들과 이익집단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며 올바른 여론을 형성해갈 책임을 지고 있다. 만약 이를 저버리고 한쪽 입장에 서서 다른 쪽을 일방적으로 비난할 경우 공론장은 붕괴된다.

2004년 방송사들의 대통령 탄핵 보도가 편파 논란에 휩싸인 것이나, 엊그제 MBC의 일부 프로그램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것은 언론의 핵심 원칙을 소홀히 한 탓이다. 공공재인 방송은 특히 다른 매체보다 더 수준높고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할 사회적 의무를 지고 있다.

박동수 논설위원 d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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