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가속돼 생계를 걱정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155만명, 한 달 수입이 최저생계비의 100∼120%인 차상위계층이 286만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하지만 2004년 보건복지가족부가 내놓은 '차상위계층 실태조사'에 따르면 차상위계층을 포함한 빈곤층은 716만명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심화되기 시작한 양극화를 감안하면 빈곤층의 규모는 5년 전보다 훨씬 더 커졌을 터다. 더구나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의 폐업이 속출하고 실업자들이 급증하고 있어 서민·중산층이 하루아침에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신빈곤층의 양산이다.

지난달 보건사회연구원은 '경제위기에 대비한 사회정책 핵심과제' 토론회에서 경제가 지난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될 경우 2006년 현재 전체 인구의 10.6%에 달했던 빈곤층은 20.9%로 배 가까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의 복지정책 대응만으로는 빈곤층 1000만명 시대의 도래를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2개월 동안 실업급여 신청자는 전년 동기 대비로 35.9%나 늘었다. 정부의 긴급생계비 지원제도인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신청한 가구도 지난 1월 한 달 동안 8만5000여건이나 됐다. 그 중 1만4000여가구, 16.5%는 지원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지원 규모는 작은데 요청만 폭증하는 지경이다.

정부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신빈곤층에 대해 최근 지자체들도 팔을 걷어붙이고는 있으나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적은 인원의 복지 담당자가 쏟아지는 복지상담을 소화하기 어려워 지역내 빈곤층에 대한 실태조사는커녕 상담도 제대로 못하는 실정이다.

복지 인력을 당장 늘리기는 쉽지 않겠으나 현재 정부가 추경예산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복지부문에 행정 인턴을 대거 모집해 민원상담을 비롯,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현황파악을 꾀하는 등 선제적 복지에 힘써야 한다. 빈곤층으로 추락한 후에나 생계비를 지원하는 식의 대응은 너무 늦을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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