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뉴스데스크'와 '뉴스 후' '시사매거진 2580'이다. 방송심의규정 상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현저히 위배했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다. 이들 프로는 모두 MBC의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어 MBC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새로운 좌표를 설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놓이게 됐다.

'뉴스데스크'는 지난해 12월25일 박혜진 앵커의 클로징 멘트가 경고를 받았다. 당시 박 앵커는 잔뜩 굳은 얼굴로 파업출정을 알리는 멘트를 날린 뒤 사라졌다. 전달자의 입장에 충실해야 할 앵커가 판단자의 지위에 오른 것이다. MBC는 신상발언에 불과하다고 소명했으나 시청자들이 왜 젊은 여성 앵커의 개인적인 신상발언까지 들어야 하나. 방송법 개정안을 편파적으로 다룬 '뉴스 후'는 징계수위가 가장 높은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미디어 관계법을 보도한 '시사매거진 2580'은 권고 결정을 받았다.

공영방송 MBC에 대한 우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촛불집회 때나 미디어법이 쟁점으로 떠오른 후에는 편향성이 더욱 심해졌다. 공정성이라는 최소한의 기준마저 팽개침으로써 논란과 비난을 자초했다. 자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주장을 펴기 위해 전파를 남용했다.

이런 잘못은 매체에 대한 불신과 시청률 하락이라는 결과로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1, 2월 전 시간대 평균 시청률은 8.3%와 8.1%로 방송 3사 중 꼴찌다. '뉴스데스크'는 9.5%에 머물러 SBS 8시 뉴스 12.6%와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MBC가 변화된 모습을 보일 때다.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면서 무슨 발언이 튀어나올지 몰라 불안해한다면 신뢰감을 얻기 어렵다. 방송학 원론으로 돌아가 자사이기주의나 특정 정파의 이익을 넘어서 국민적 논의의 장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아울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를 MBC에 비우호적인 정권의 보복으로 치부하기보다 국민과 시청자의 채찍질로 받아들이는 게 옳다. "MBC 구성원은 방송인이 아니라 정치인 같다"는 한 심의위원의 발언도 경청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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