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염성덕] 7년 풍년,7년 흉년 기사의 사진

창세기 41장에 7년 풍년과 7년 흉년에 관한 말씀이 나온다. 바로가 꾼 꿈의 내용이다. 아름답고 살진 일곱 암소가 풀을 뜯고 있는데, 뒤따라온 흉악하고 파리한 다른 일곱 암소가 아름답고 살진 일곱 암소를 먹어 치운다. 한 줄기에 무성하고 충실한 일곱 이삭이 있는데, 그 후에 세약(細弱)하고 동풍에 마른 일곱 이삭이 나와 무성하고 충실한 일곱 이삭을 삼킨다.

바로는 애굽 술객과 박사들에게 해몽하라고 지시했으나 아무도 꿈풀이를 하지 못한다. 하지만 요셉은 좋은 일곱 암소와 좋은 일곱 이삭은 7년 풍년을, 파리하고 흉악한 일곱 암소와 속이 빈 일곱 이삭은 7년 흉년을 의미하고 바로가 꿈을 두 번 겹쳐 꾼 것은 하나님께서 이 일을 속히 행하리라는 것을 나타낸다고 풀이한다.

또 7년 흉년이 너무 심해 7년 풍년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지혜 있는 사람을 택해 애굽 땅을 치리하게 하고 7년 풍년 기간에 애굽 곡식의 5분의 1을 거두어 7년 흉년에 대비하라고 권고한다. 바로는 요셉을 총리에 임명하고 요셉은 7년 풍년 기간에 심히 많은 곡물을 각 성에 비축한다. 7년 흉년이 들자 요셉은 창고를 열어 애굽 백성들에게 곡물을 팔았고, 각국 백성들에게도 팔았다.

바로의 꿈과 요셉의 해몽. 기독교인이라면 한두 번은 들었을 내용이다. 7년간 곡물을 비축하고 7년간 곡물을 팔아 애굽과 각국 백성을 기아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애굽 정부의 성공적인 통치행위에 속한다. 현재 각국 정부가 펴는 경제회생정책도 통치행위다. 그러면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세계를 덮치면서 실물경제 위기로 확산되고 있는 요즘 창세기 41장을 보고 경제주체의 하나인 가계, 특히 기독교 가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적 투자자였던 존 템플턴(1912∼2008)은 경기변동에 주목한다('존 템플턴의 영혼이 있는 투자' 참조). 애굽의 7년 풍년과 7년 흉년은 경기변동의 한 과정이고, 경기변동은 역사상 반복된다고 본다. 그는 경기변동을 잘 읽고 대처해야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애굽에는 풍년 뒤에 흉년이 왔지만, 흉년 뒤에 풍년도 온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한 우리 국민에게는 이러한 논리가 피부에 와 닿을 것이다.

템플턴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일본 기업 주식에 투자했다. 파탄 일보 직전의 일본 기업 주식은 휴지나 다름없어 다른 투자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그는 일본의 잠재력을 믿었다. 어떻게 그런 믿음이 가능했을까. 근검절약, 가족 사랑, 조직과 기업에 대한 충성이 몸에 밴 민족으로 일본인을 평가한 것이다.

지금 각국이 겪는 경제위기의 강도는 패전국 일본의 경제위기 때보다는 덜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는 비관적이지만 장래성을 보고 투자한 템플턴. 그렇지만 그는 주류회사 담배회사 도박회사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이들 회사가 사회에 미칠 악영향과 투자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들 회사의 주식을 '원죄가 있는 주식'으로 보았다.

금융기관에 여유자금 전부를 예금할 수만은 없다. 최상의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경제주체로 살아야 하는 기독교인도 예외일 수 없다. 경기변동은 반복된다는 것을 믿고, 모두 패닉에 빠져 있을 때를 바닥으로 보는 템플턴의 혜안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투자이익이 생긴다면, 이익의 1% 또는 5%를 기부하는 운동에 동참하면 어떨지. 물론 평소에도 소액 기부를 생활화한다면 기독교인들의 은은한 향기가 주변에 퍼질 것이다.

염성덕 종교기획부장 sdyu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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