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4사 사장들이 최근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만나 과자와 라면의 TV 광고 시간을 제한하려는 정부 움직임에 우려를 전달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고열량 저영양 과자와 컵라면 등의 TV 광고를 오후 5∼9시엔 할 수 없도록 하는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시행령을 개정, 입법예고했다. 이 법은 이달 말 국무회의에 상정돼 통과되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대해 방송 4사 사장들은 사실상 반대의 뜻을 밝혔다. 광고 격감이 우려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방송사들의 이 같은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가뜩이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 시행령이 발효되면 방송사의 광고수주물량이 20%이상 줄어든다니 걱정이 클 것이다.

하지만 이 시행령은 날로 심각해지는 소아·청소년 비만을 줄이기 위해 고심 끝에 마련된 것이다.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2∼18세)의 비만 유병률은 1997년 5.8%에서 2005년 9.7%로 8년 사이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 중 12∼18세 남자 청소년은 무려 19.6%가 비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 소아·청소년 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쉽게 이어지고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이를 방치할 경우 치러야 할 사회적 대가도 엄청날 것이다. 200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추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직접 비용 1조777억원, 간접 비용 7152억원으로 지금도 막대하다.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 줄이기는 국가적 과제다. 국민 전체가 '미래의 흑사병'이라 불리는 소아·청소년 비만과 일대 전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최근 정부 여당이 학교 및 학교 주변 200m 내에 식품안전보호구역을 지정하고, 고열량 저영양 식품의 TV광고를 제한하는 시행령을 마련한 것도 이런 시급성을 반영한 것이다. 방송사들도 자사의 손익을 떠나 이런 흐름에 대승적으로 협조할 필요가 있다. 우리 꿈나무들의 건강보호보다 더 중요한 사회적 과제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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