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신아시아 외교구상'을 발표했다. 그간 우리 외교가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중시한 나머지 정작 아시아 역내 여러 나라들과의 관계 개선 및 협력에는 소홀했던 만큼 바람직한 방향이라 하겠다.

남북 분단이란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할 때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 강화는 대단히 중요하다. 다만 그 이상으로 대(對) 아시아 협력 필요성이 고조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아시아는 우리 교역의 48%, 해외투자의 53%, 공적개발원조(ODA)의 47%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날로 커지는 추세다.

아시아는 전 세계 인구의 52%를 점하는 거대 시장으로 막대한 성장잠재력까지 갖췄다. 현재 아시아는 전세계 GDP의 5분의 1, 교역의 4분의 1을 차지해 북미, 유럽연합(EU)과 더불어 세계 3대 세력권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제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당면 과제가 됐다.

문제는 역내 다양성에 대한 우리의 준비와 대응 노력이다. 아시아는 동북아를 비롯해 동남아, 서남아, 중앙아, 남태평양 등 그 범위가 대단히 넓고 문화적 배경이 다양하다. 때문에 일반적이고 포괄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지역별 현안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그에 입각한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뿐 아니라 정부는 신아시아 외교구상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내 중심국 역할을 자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런 계획은 조심스럽게 추진해가야 한다. 지난 노무현 정부가 동북아 균형자를 자처했지만 결과적으로 목소리만 요란했을 뿐 별 성과 없이 좌초했던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주장을 내세우기에 앞서 아시아 각 지역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높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키워가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차제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인 우리의 ODA 규모부터 키워야 마땅하다. 아울러 지역별 이슈 개발 및 대응전략 모색에 산·학·관의 협력이 더욱 절실하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